TEAM_BLDG에게 건축은 도면 위에서 완결되는 일이 아니다. 이름 속의 BLDG가 하나의 건물을 가리키는 동시에 ‘짓는 행위’를 떠올리게 하듯, 그들의 작업은 설계와 시공, 생각과 현장 사이를 오가며 구체화된다.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이미 정해진 형태를 현실로 옮기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장소가 가진 조건을 다시 살피고 그 안에 다른 가능성을 열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TEAM_BLDG는 현장을 설계 이후의 단계가 아닌, 건축가가 끝까지 머물러야 할 또 하나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재료가 놓이고 구조가 세워지는 시간 속에서 처음의 아이디어는 다시 검증되고, 때로는 수정되며, 조금 더 정확한 공간으로 다듬어진다. 그들에게 시공은 설계의 마침표가 아니라 마지막 대화에 가깝다. 장소의 한계와 가능성, 손의 감각과 구축의 논리가 만나는 그 과정 안에서 TEAM_BLDG의 건축은 비로소 하나의 실제가 된다.
Interviewee Xiao Lei 건축가
Editor 김도아

TEAM_BLDG는 건축, 인테리어, 조경, 제품 디자인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하나의 통합된 공간 경험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보여요.
샤오 레이 저희는 늘 유연하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작업해왔어요. 서로 다른 스케일과 프로젝트 유형을 넘나드는 이유는 건축 공간의 안팎에서 사람들이 하나의 연속된 흐름 안에서 통일감 있고 매끄러운 경험을 하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건축, 인테리어, 조경, 그리고 가구나 조명 같은 오브제까지 모두 같은 분위기 안에서 조율되죠. 그래서 저희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마다 초기 단계에서 팀원 전원이 2~3일간 워크숍에 참여해요.
저희의 설계 과정은 현장에서 경험한 감각에서 출발해요. 빛, 질감, 기억 같은 것들이죠. 직관에서 시작해 동료, 사용자, 클라이언트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다듬고, 최종적으로는 비교적 이성적인 시공 과정을 통해 디자인을 실현해요.
TEAM_BLDG의 여러 프로젝트에서는 오래된 건물이나 기존 장소가 시간의 흔적을 품은 채 새롭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나의 장소를 다시 다룰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지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샤오 레이 현장에 있을 때 주로 집중하는 지점은 두 가지예요. 먼저 지각적이고 서사적인 관점이에요. 샤먼 환다오로에 있는 ‘Wan Shi Yong Cui’, 광저우 도심의 도시 마을, 송좡 마을의 600년 된 흙담처럼, 저희는 장소나 공간이 품고 있는 이야기에 늘 관심을 가져요.
보존한다는 것은 그 이야기를 이어가는 일이고, 변화시킨다는 것은 그 안에 새로운 장면을 더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합리적인 관점이에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대개 새로운 기능과 새로운 사용 방식을 필요로 해요. 그래서 새로운 기능과 동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남기고, 사용할 수 없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방해하는 요소는 개선하거나 바꿔요.
Pick List
샤오 레이’s 공간 pick
– 자동차
저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제 차는 사무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피난처 같은 곳이에요. 가끔 정해진 목적지 없이 운전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계속 바뀌는 빛, 숲, 열린 도로 등이 많은 생각들로 저를 환기시켜줘요. 그 경험은 공간이 정적인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죠.
TEAM_BLDG는 빛, 바람, 질감, 온도감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신체로 감각되는 분위기를 어떻게 실제 공간으로 옮기나요?
샤오 레이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만의 고유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모든 것은 사람과 관련되어 있고, 사람의 오감과 연결되어 있죠. 그래서 저희는 스케일, 재료, 디테일을 감각을 담는 매개로 사용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마치 그 공간 안에서 필연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들고자 해요.
hotel WIND ⓒNACASA & PARTNERS
여러 프로젝트 중 TEAM_BLDG의 태도와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샤오 레이 Hotel WIND는 저희 사무소의 첫 번째 완공 프로젝트예요. 이 프로젝트에서는 훌륭한 제품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예술가, 음악가, 셰프들과 협업을 진행했어요. 또한, 부티크 호텔의 공용 공간에 흐르는 배경음악까지도 저희가 직접 골랐죠.
The Field는 부처를 위한 거처이자, 저희의 지인인 Jiang Sheng의 스튜디오와 전시 공간이에요. 전체 설계 과정이 다른 프로젝트들과 달리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순조롭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었고, 한 달 만에 완성되었어요. 지금 돌아봐도 이게 가능한 일 맞나 싶을 정도예요.
The Field ⓒJONATHAN LEIJONHUFVUD
Parklife는 저희의 첫 번째 공간 설치 프로젝트예요. 특히 코로나 시기에 상하이에서 3개월간의 봉쇄가 끝난 뒤 진행된 프로젝트라 더 특별하게 기억이 나네요.
Parklife ⓒSTUDIO FF, ELLE DECORATION
TEAM_BLDG는 WAF China, Blueprint Awards, German Iconic Design Award 등 여러 국제 어워드에서 수상하거나 후보에 올랐잖아요. 이러한 외부의 평가나 국제적인 시선은 사무소의 작업 방향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샤오 레이 인정받는 일은 항상 저희에게 큰 격려가 되지만 저희의 설계는 수상이 목표는 아니에요. 저희는 더 넓은 세계와 대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건축가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열린 마음이라고 늘 스스로에게 말해요. 건축은 언제나 대화와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협업자,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 배우, 작업자, 클라이언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해요. 사실 TEAM_BLDG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수상이나 인정과 관계없이, TEAM_BLDG가 앞으로도 계속 지켜가고 싶은 건축의 태도는 무엇인가요?
샤오 레이 저희가 모든 발표의 마지막에 넣는 문장이 있어요. 일본 건축가 Yoshio Taniguchi의 말인데요. “건축은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담는 그릇이다. 사람들이 찻잔 자체보다 그 안의 차를 즐기길 바란다”는 말이에요. 즉, 저희가 설계하는 ‘그릇’ 안에서 사람들이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 장소를 느끼고, 그 시간 동안 여러가지의 감각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요.

_Junichiro Tanizaki

_Peter Zumthor

_Olga Tokarczuk
Pick List
샤오 레이’s 책 pick
– 『Non-Referential Architecture』_Valerio Olgiati
– 『Dom dzienny, dom nocny』_Olga Tokarczuk
– 『In Praise of Shadows』_Junichiro Tanizaki
– 『Atmospheres』_Peter Zumthor
TEAM_BLDG에게 건축은 특별한 순간에만 호출되는 태도라기보다, 일상 속에서 계속 이어지는 감각에 가깝다. 하나의 장소를 마주할 때 그들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은 대지의 형태나 프로그램의 조건만이 아니다. 그곳을 둘러싼 자연과 문화, 사람들의 생활, 오래된 건축이 남긴 분위기처럼 쉽게 수치화되지 않는 맥락들이다. 디자인은 그 이후에야 시작된다. 어떤 형태를 덧붙이기 전에 먼저 귀 기울이고, 장소가 이미 품고 있는 흐름을 읽어내는 일. 그래서 TEAM_BLDG의 건축은 강한 제스처보다 섬세한 조율에 가까워진다. 지역의 재료와 문화, 시간의 흔적은 장식적인 요소로 소비되지 않고, 새로운 공간이 놓일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그들에게 건축은 일상과 분리된 결과물이 아니라, 장소와 사람 사이에서 계속 감각하고 반응하는 방식이다. 좋은 공간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이미 존재하는 맥락을 존중하면서도, 그 안에 새로운 경험이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자료제공 TEAM_BLDG(http://www.team-bldg.com/)
글 김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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