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Church of JULONG은 교회를 특정 전통의 형식이 아니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원형적 이미지로 풀어낸다. 바위 같은 기단, 방주를 닮은 예배당, 산을 향해 열린 방향성은 이 장소의 지형과 회중의 정서를 가장 단순한 언어로 담아낸 선택들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교회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풍경과 삶의 자리에서 다시 묻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예배당에 이르는 테라스와 지붕이 없는 중정, 산을 마주한 전면창은 예배를 실내의 의식에서 자연과 이어지는 경험으로 확장한다. 건축은 장식을 덧입히기보다 바람과 빛이 드나드는 조건을 마련해 성스러움을 조용히 지지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러한 공간적 전략뿐 아니라 다양한 교파와 비종교인이 공존하는 지역에서 교회가 어떤 태도로 존재해야 하는지, 그리고 일상성과 영성이 어떻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함께 다룬다.
진행: 김도아
인터뷰이: Dr Dirk U Moench
출처: INUCE
“INUCE에게 Mountain Church of JULONG이란
신체적으로는 사람을 끌어들이고,
공간적으로는 포용하며,
영적으로는 열린 태도를 지닌 장소이다.”
[원형의 기원과 교회의 본질을 묻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교회가 가지는 본질을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줄롱에서는 교회를 다양한 전통이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본질로 환원하고자 했어요. 말씀을 중심으로 모이고 삶을 나누며 하나님의 창조 앞에 함께 선다는 감각이었죠. 교인들이 서로 다른 교단에서 왔기 때문에 특정 전통의 형식을 반복하는 대신, 바위·방주·산 같은 원형적 이미지를 사용했어요. 신학적 배경이 없어도 읽히면서 성서적 뿌리를 지닌 상징들입니다. 그래서 복잡한 예전 동선보다 위로 향하는 길, 듣고 노래하는 공간, 산으로 열리는 명확한 방향성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경사, 회중 그리고 마을에 대한 구체적 응답으로 읽히길 바랐어요.
어떤 면에선 초기 선교 교회의 맥락 적응적 태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방주(Ark)라는 이미지가 교회라는 상징성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었나요?
Mountain Church of JULONG은 고향과 이전 공동체를 떠나 줄롱에 온 많은 이들에게 안전한 쉼터가 되길 바랐어요. 그래서 방주는 재난보다 동행과 보호의 이미지에 가깝게 해석했어요. 예배당을 공동체실이라는 바위 같은 기단 위에 올린 것도 일상의 삶이 예배를 떠받친다는 메시지예요. 배를 직접적으로 닮지 않았지만 보호하는 선체 안에 머물며 산을 바라보는 감각을 느끼길 원했어요.

기존 교회 건축의 이미지나 관습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근 중국 교회들은 고딕이나 신고전주의 등 서양 양식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진정성이 있지만 장소성과 어긋날 때도 있죠. 우리는 이런 도상을 피하고 바위, 방주, 테라스, 산을 향한 창처럼 단순한 요소로 접근했어요. 그래서 이곳이 이식된 서양 교회가 아니라 경사, 회중 그리고 마을에 대한 구체적 응답으로 읽히길 바랐어요. 어떤 면에선 초기 선교 교회의 맥락 적응적 태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산과 빛, 그리고 지형이 만들어낸 신앙의 공간]

지역의 자연환경(산·지형·빛)이 영적 감각을 형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나요?
줄롱에서는 산이 건축 안으로 스며들도록 했어요. 바위 같은 기단은 단차 있는 지형을 반영하고, 테라스는 벽 사이로 나무와 산이 스치듯 보이도록 배치했죠. 파라다이스 아트리움은 지붕 없이 비와 햇빛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작은 공터예요. 예배당 안에서는 목재 천장이 산을 향해 상승하며 또 하나의 경사면을 만들어요. 덕분에 이곳은 숲의 공터에 모여 설교를 듣던 초기 기독교의 풍경에 더 가까워졌어요.
테라스를 따라 본당으로 올라가는 동선은 신앙적·공간적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의도하셨나요?
일상의 산책을 작은 순례로 번역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래 마을을 바라보며 천천히 올라올 수 있고, 오르는 동안 일상의 소음이 서서히 사라져 발걸음과 목소리, 종소리만 남아요. 테라스 끝의 파라다이스 중정에 이르면 회중이 자연스럽게 모여 있어요. 극적인 상징적 게이트가 아니라 일상의 감각을 예배의 감각으로 부드럽게 전환하는 필터가 되길 바랐어요.

본당 전면창을 통해 끌어들인 자연 풍경은 예배 경험에 어떤 변화를 주나요?
전면창은 흔히 전망창으로 읽히지만 사실은 작은 질문을 던지는 장치예요. 예배가 밀폐된 내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죠. 강단에 서있거나 좌석에 앉아 있을 때 언제나 십자가 너머 살아 있는 산이 보이도록 했어요. 빛·바람·날씨가 예배의 일부가 되는 셈이죠. 이는 창조 세계를 중심으로 다시 놓는 신학적 태도이면서 빠르게 변하는 신도시 속에서 변하지 않는 지평을 제공하는 역할도 해요.
[공동체와 일상, 그리고 미래의 역할까지]

서로 다른 교파와 비종교인이 함께 사는 지역에서 교회 건축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보셨나요?
교회는 분명 교회로 보이되 지나치게 드러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중국의 교회 건축은 종종 유럽 양식 모방과 익명적 상업건축 사이를 오가지만 우리는 그 중간에서 균형을 찾고자 했죠. 공간의 흐름과 산을 향한 개방성으로 교회임을 알리되 공공건축처럼 절제된 태도를 유지하려 했어요. 비종교인들에게는 도서실·모임실·테라스 같은 공공 기능과 환대로 다가가고, 다양한 교단에게는 특정 전통보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원형적 틀을 제시하고자 했어요.
“방주는 재난보다 동행과 보호의 이미지에 가깝게 해석했어요.
배를 직접적으로 닮지 않았지만 보호하는 선체 안에 머물며
산을 바라보는 감각을 느끼길 원했어요.”
종교성과 일상성이 공존하는 공간(예배당 + 커뮤니티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혼동과 위계 둘 다 피하고 싶었어요. 공부, 식사, 모임 같은 공동체 활동은 예배의 주변부가 아니라 토양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기능을 거리와 자연과 직접 맞닿은 단단한 화강암 기단에 배치했어요. 성소는 위로 올라가는 동선으로 구분되지만 구조와 재료의 연속성을 유지했어요. 성스러움은 일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농도가 짙어지는 순간으로 느껴지길 바랐어요.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성스러움이라는 감각을 어떻게 건축적으로 다루고자 했나요?
건축가가 신성함을 덧입힐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사람들이 시간과 주의를 다르게 경험하도록 하는 조건은 만들 수 있죠. 줄롱에서는 길·문지방·시선이라는 세 요소에 집중했어요. 테라스는 몸의 속도를 늦추고, 중정은 입장 전부터 모임과 경청을 유도하며 산을 향한 창은 실내의 경계를 확장해요. 이 흐름 속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집중되고 평온해지길 바랐어요.
완공된 교회가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시나요?
신도시는 공간보다 이야기가 더 천천히 자라요. 이 건축이 그 이야기를 대신 써줄 수는 없지만 펼쳐질 무대를 제공할 수는 있어요. 결혼식, 장례식, 학교나 이웃 단체의 행사, 음악 연습, 산행 중 잠시 쉬어가는 장면들까지요. 시간이 쌓이면 이런 기억들이 건물의 깊이가 될 거예요. 30년 뒤 사람들이 “원래 여기 있었던 건물 같다”고 느끼면서도 줄롱에서의 시작을 떠올린다면 이 교회는 제 역할을 다한 셈이에요.
-Profile-


이누체 · 디르크 우 묀히는 디르크 박사가 이끄는 스위스 기반의 건설회사다.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도시 재생, 커뮤니티 건축, 고층 오피스, 주택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오고 있다. 디르크(Dirk U. Moench) 박사는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에서 국제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건축가이자 도시 설계자이며 스위스 정부 당국 컨설턴트, 학술연구원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다양한 종교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독특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과 컨설턴트, 최종 사용자와 긴밀히 협력하여 예술적으로 정교하고 경제적인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INUCE 홈페이지 www.inuce.com
[비욘드 아키]는 건축물 너머에 있는 건축가들의 생각과 에피소드를 다루는 웹전용 인터뷰 콘텐츠로, 매월 하나의 주제 아래, 3개의 준공 건축물과 설계자 인터뷰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아직 이전 글을 못 보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 [비욘드 아키] Prologue_교회 건축이 건네는 성스러움
→ [비욘드 아키] Interview_무지개 십자가와 시간의 흐름을 품은 예배당
다음 이야기에서는, SML건축사사무소의 시선을 따라가 봅니다.
2025. 12. 08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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