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AXIE eR Kindergarten은 바른스도르프에 지어진 50인 규모의 단층 유치원으로,
중앙 아트리움을 품은 타원형 구조를 가진다. 이 프로젝트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발전해왔으며,
건축이 환경과 장소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공공시설로 확장되었고, 교육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구체화되었다.
또한 설계자의 육아 경험이 반영되어, 유치원을 전문가의 시선뿐 아니라 부모의 관점에서도 바라보게 했다.
결과적으로 GALAXIE eR Kindergarten은 바른스도르프라는 지역에 기쁨과 존엄,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고자 했으며, 매일 신선한 식사를 준비하는 자체 주방까지 포함해
돌봄과 일상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Editor 김도아
▼ List ▼
→ [이름과 형태에 담긴 아이들의 세계]
→ [중정과 빛이 만드는 어린이의 감각]
→ [유연한 공간과 지역을 잇는 유치원]
[이름과 형태에 담긴 아이들의 세계]

Q. 먼저, ‘GALAXIE eR’라는 이름에는 어떤 뜻을 담으셨는지 듣고 싶어요.
저희는 ‘GALAXIE’를 아이들의 세계에 대한 비유로 생각했어요. 끝없이 다채롭고, 자유롭고, 발견으로 가득한 세계라는 뜻이에요. 각각의 아이는 하나의 별처럼 더 큰 별자리 안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찾아가고요.
뒤에 붙은 ‘eR’은 ‘기쁨’을 의미하는데, 이는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였어요. 빛의 기쁨, 움직임의 기쁨, 공간의 기쁨, 그리고 존재 자체의 기쁨을 담고 싶었어요.
“이곳을 상징적으로 ‘낙원의 정원’처럼 바라보았고, 그 안에는 아름다움과 연약함,
그리고 삶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세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어요.”

Q. 유치원의 타원형 형태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지금의 타원형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설계 과정 속에서 점차 형성된 결과였어요. 처음에는 두 개의 단층 큐브형 매스를 유리 연결부로 잇는 구성을 생각했어요.
이 배치는 방향성과 채광, 주변 도시 맥락을 고려한 것이었고, 동시에 유치원 앞에는 울타리 없는 열린 공공공간을 두어 건물이 마을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기를 바랐어요.
함께 형태를 조정해가며 단단한 기하를 부드럽고 유기적인 구성으로 바꾸게 되었고, 아이들은 세상을 날카로운 모서리보다 부드럽고 연속적인 형태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더욱 분명히 느끼게 되었어요.
그렇게 중앙 아트리움과 부분적으로 덮인 테라스를 지닌 지금의 타원형 구조가 완성되었고, 덕분에 비 오는 날에도 야외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GALAXIE eR Kindergarten을 처음 구상하실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이미지나 장면이 있었나요?
처음 떠올린 것은 형태라기보다 분위기였어요. 유치원이 어떤 제도적 시설처럼 느껴지기보다,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고 편안한 환경으로 다가가기를 바랐어요.
특히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 들어서는 순간을 많이 떠올렸어요. 익숙한 보호로부터 떨어져 나와 낯섦과 불안을 마주하는 순간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스스로를 닫는 건물이 아니라, 아이를 열린 품처럼 맞아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중정과 빛이 만드는 어린이의 감각]
Q. 건물 한가운데 있는 중정이 GALAXIE eR Kindergarten의 중심처럼 느껴졌어요. 이 중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획하셨나요?
아트리움은 유치원의 중심이자, 고요하고 보호받는 핵심 공간으로 구상했어요. 저희는 이곳을 상징적으로 ‘낙원의 정원’처럼 바라보았고, 그 안에는 아름다움과 연약함, 그리고 삶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세 그루의 벚나무를 심었어요.
이 공간은 아이들 내면세계의 순수함을 담는 장소이기도 해요. 또한 아트리움에서 정원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보호받는 환경에서 바깥의 낯선 세계로 나아가는 아이의 첫걸음을 상징해요. 이러한 개념은 조경에도 이어졌어요. 유치원 앞 공공 전면마당에는 벤치와 녹지 섬을 두어 유치원 정원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했고, 정원은 타원형 초지와 자작나무, 벚나무로 구성해 뒤편 숲 공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어요.

“GALAXIE eR Kindergarten은 일반적인 벽과 창의 조합이라기보다,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감싸면서 바깥과 연결해주는 연속적인 보호막처럼 읽히기를 바랐어요.”
Q. 창의 위치나 크기가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신 것 같아요. 아이들이 유치원 안에서 바깥 풍경을 어떻게 느끼길 바라셨나요?
창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계획했어요.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고 직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교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프레임 없는 유리를 통해 중앙 아트리움으로 열려 있고, 덕분에 실내는 내부 정원의 연장처럼 느껴져요. 한편 외부를 향한 입면은 맞춤 제작한 가구 요소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단단한 ‘껍질’처럼 구성했어요.

천장 아래에는 수평 띠창을 두고, 아이들 눈높이에는 작은 정사각형 창을 배치해 정원과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어요.
GALAXIE eR Kindergarten은 일반적인 벽과 창의 조합이라기보다,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감싸면서도 바깥과 연결해주는 연속적인 보호막처럼 읽히기를 바랐어요.
Q. 내부 재료나 색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다는 인상이 있었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으셨던 이유가 있을까요?
실내는 아이들의 세계와 주변 풍경이 더욱 또렷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중립적이고 차분한 배경이 되기를 바랐어요.
바닥은 밝은 회색 톤의 천연 리놀륨으로 마감했고, 붙박이 가구는 밝은 자작나무 베니어로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더했어요.


난방은 복사식 바닥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이는 단순히 열적 쾌적성만이 아니라 공간 전체의 안정된 분위기에도 기여해요. 천장에는 흡음 처리를 해 아이들이 집중하고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고요한 환경을 만들고자 했어요.
원형 LED 조명은 눈부심 없이 균일한 빛을 제공하며, 실내의 온화하고 균형 잡힌 분위기를 더욱 강화해요.
[유연한 공간과 지역을 잇는 유치원]
Q. 가운데 있는 다목적 홀은 아이들 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와도 연결되는 공간처럼 보였어요.
다목적 홀은 평면의 중심에 놓여 유치원의 여러 기능을 잇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관계까지 확장하는 공간이에요. 처음부터 일상적인 유치원 운영을 넘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장소로 계획했어요. 아이들의 활동뿐 아니라 문화 행사와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이곳에서 이루어지고요.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요가 수업, 낭송 모임, 지역 합창단의 연습과 공연 등이 열리기도 해요. 이 홀은 천장이 높고, 상부를 따라 이어지는 띠창을 통해 자연광이 실내 깊숙이 들어와요. 덕분에 내부는 밝고 개방적으로 느껴지고, 주변 환경과도 시각적으로 연결돼요.
“저희는 건축이 때로는 조용히 배경에 머물면서도,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차원에서 감정을 형성한다고 믿어요.”
Q. 슬라이딩 패널처럼 공간을 유연하게 바꿔 쓸 수 있게 하신 점도 흥미로워요.
유연성은 어린 시절이 지닌 변화 가능성에서 출발해요. 아이들의 일상은 늘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공간 역시 그 흐름에 따라 열리고, 합쳐지고,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슬라이딩 파티션은 그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고, 건축은 고정된 틀이 아니라 일상의 상황과 다양한 사용 방식에 반응하는 살아 있는 도구가 돼요.

Q. 마지막으로, GALAXIE eR Kindergarten이 아이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저희는 아이들이 GALAXIE eR Kindergarten을 기쁨과 안전, 자유의 장소로 기억해주길 바라요. 빛과 향기,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말이에요. 물론 아이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억할 수도 있어요. 음식이 맛있었다거나, 선생님이 친절했다거나, 그곳에서 첫 친구를 만났다는 식으로요.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억일지도 몰라요.

저희는 건축이 때로는 조용히 배경에 머물면서도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차원에서 감정을 형성한다고 믿어요. 저희에게 아름다움은 정신을 위한 양분이에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처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 Profile –

RG architects studio / Radomír Grafek
라도미르 그라펙(Radomír Grafek)은 리베레츠의 건축 산업학교를 졸업한 후 여러 건설 회사에서 현장 감독, 건설 관리자, 예산 담당자로 일했다.
2003년부터 자신의 스튜디오인 RG projekt에서 독립적으로 작업을 시작한 후 알지 아키텍츠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그는 단순하고 미니멀한 접근법을 통해 건축의 기본 요소인 질량, 부피, 비율, 기하학, 반복, 공간, 재료, 표면, 빛 등을 강조하며, 이러한 요소들을 대상지, 자연, 인간의 존재와 연결짓는다.
RG architects studio 홈페이지 https://www.rgarchitects.cz/
다음 [비욘드 아키]에서는 또 다른 건축물과 또 다른 건축가의 시선으로 프로젝트 너머의 건축 이야기를 함께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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