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Quartet – Songzhuang Z Museum (Songzhuang Z 미술관)은
오래된 농촌 마을의 맥락 속에서 동시대 미술관이 어떤 태도로 자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TEAM_BLDG는 1990년대의 주거 건물을 미술관으로 전환하면서,
전통을 재현하거나 모방하기보다 대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직조에서 출발한 개념은 파사드와 내부 가구 그리고 관람 경험 전반으로 확장되며, Songzhuang Z 미술관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Editor 김도아
▼ List ▼
→ [마을의 맥락과 미술관의 역할]
→ [직조의 개념과 건축적 인상]
→ [기존 주택의 전환과 관람 경험]
[마을의 맥락과 미술관의 역할]

Q. 농촌 마을 안에 현대미술관을 두는 작업으로 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점은 무엇이었나요?
첫 미팅에서 클라이언트는 Songzhuang Z 미술관은 전시되는 작품들은 현대미술이지만 지역의 전통 공예, 특히 직조 기법을 활용해 제작된 작업들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미술관이라고 했어요.
1990년대에 지어진 벽돌·콘크리트 구조의 주거 건물을 억지로 오래된 건축처럼 바꾸기보다는, 동시대 건축으로서의 진정성을 유지하면서 옛 마을의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유지했어요. 전시 작품들이 전통에 그대로 머무르기보다 전통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자 하듯, 건축 역시 전통을 모방하기보다 그것과 합을 맞춰 호흡하는 태도를 취하고자 했고요.
“전시 작품들이 전통에 순응하기보다 전통과 대화를 시도하듯,
건축 역시 전통을 모방하기보다 그것과 대화하는 태도를 취하고자 했어요.”

Q. 타켓이 지역 사회와 더 넓은 관객층인 만큼 건축적으로 어떻게 다가갔나요?
Songzhuang Z 미술관은 예술의 출발점이라기보다, Songzhuang 고촌에서 이미 형성되어 있던 예술적 흐름 위에 놓인 공간이에요.
이 마을은 예전부터 여러 지역의 예술가들이 머물며 작업하던 예술 마을이었어요. 점차 예술가들이 늘어나면서 활동과 전시를 위한 거점 공간이 필요해졌고, 동시에 마을의 기억을 담아낼 수 있는 장소도 필요해졌어요. 그래서 저희는 예술이라는 주제에만 한정되기보다, 자유롭고 유연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어요.
입구 앞의 오픈 공간이나 옥상 테라스처럼 특정한 용도를 미리 고정하지 않은 공간들은 사람들의 사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격이 만들어지도록 의도했어요. 옥상에서 요가 워크숍이 열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설계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지만 오히려 이 공간이 지향하던 방식에 더 가까운 사용이라고 느껴지더라고요.
[직조의 개념과 건축적 인상]


Q. 직조에서 영감을 받은 알루미늄 파사드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어요.
내부 논의를 통해 Songzhuang Z 미술관은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고촌과 비교했을 때, 보다 가볍고 유연한 존재로 읽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이에 저희는 전통 직물의 직조 원리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20×40mm 알루미늄 사각 파이프를 사용해 세 면은 빨간색, 한 면은 흰색으로 도장한 뒤, 이를 촘촘한 그리드 형태로 배열해 건물 전체를 감쌌어요. 외벽에 고정된 부재들은 베틀의 북처럼 작용하고, 두 가지 색이 교차하면서 마치 실이 엮이는 듯한 인상을 만들어내요. 그 결과 기존의 묵직한 구조체는 가볍고 반투명한 건축 볼륨으로 전환되었어요.
또 미술관은 방문객이 마을에 들어서면 빠르게 마주하게 되는 곳에 위치해요.
미술관을 중심으로 언덕을 따라 굽이치며 이어지는 주요 보행 동선을 고려해 네 개의 매스가 어긋나게 배치되도록 조정했어요.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미술관을 한 번에 인식하기보다, 이동하면서 다양한 각도와 거리에서 보게 돼요.

“공간의 리듬과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어요.
그래서 분절된 공간들을 하나의 관람 경험으로 연결하고자 했어요.”
Q. 파사드가 하루 동안 빛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에는 어떤 경험을 기대하셨나요?
자연광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예요. 다른 농촌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이어왔어요. 도시 공간이 빛과 온도의 안정성, 균질함을 추구한다면, 농촌에서는 자연의 변화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Songzhuang Z 미술관은 계곡이 흐르는 곳에 위치해 있어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빛의 변화가 풍부해요. 외부 알루미늄 그릴을 세 면은 흰색, 한 면은 빨간색으로 도장한 것도 이런 변화를 섬세하게 드러내기 위한 장치였어요.
사람들이 미술관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머물게 되듯, 파사드 역시 마을 속에서 조용히 변화하면서 자연의 일부처럼 작동하길 바랐어요.
Q. LOOM 가구와 조명 같은 커스텀 요소를 별도로 제작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미술관의 카페와 스토어를 위해 제작한 LOOM 시리즈 가구는 전통 베틀의 형태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어요. 20×20mm 사각 파이프를 프레임으로 사용하고, 그 위에 폭 20mm의 맞춤 제작된 붉은 직조 스트랩을 감고 당겨 고정해 평면과 경사진 면을 만들었어요. 스트랩의 간격 역시 외부 파사드의 직조 언어를 반영해, 외부의 실이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랐어요.

근본적인 의도는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가구 디자인을 통해 프로젝트의 내외부를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에요. 다른 하나는 이 가구들이 실제로 사용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함으로써, 공간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이었어요.
[기존 주택의 전환과 관람 경험]

Q. 기존 주택을 미술관으로 전환하면서, 전시와 관람을 위해 고려한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저희는 공간의 리듬과 연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러나 기존 주택은 사적인 생활을 중심으로 계획된 공간이라 각 층과 방이 독립적이고 폐쇄적이었어요. 이런 구조는 전시의 흐름을 끊기게 해 관람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이를 위해 기존 구조에 천창을 더해 세 개 층을 관통하는 수직적 아트리움, 즉 라이트 웰을 만들었어요.
이 장치는 자연광과 온기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분절되어 있던 공간들을 시각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요. 각 층의 전시실도 이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배치해 관람객이 공간 사이의 관계와 다른 층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어요.
또한 기존 창의 위치와 크기를 조정해, 창 너머의 마을 풍경이 전시와 함께 하나의 장면처럼 읽히도록 했어요. 계단실 외벽에는 큰 개구부를 두어 3층을 반실외 공간으로 만들었고, 이를 통해 미술관과 마을의 관계도 더욱 열어두고자 했어요.
“도시 공간이 빛과 온도의 안정성과 균질성을 추구한다면,
농촌에서는 오히려 자연의 변화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프롤로그 홀은 관람객이 마을의 시간에서 미술관의 시간으로 넘어가도록 어떻게이끄나요?
프롤로그 홀이 들어선 건물은 기존의 흙 다짐 구조로 된 옛 주택이에요. 안전을 위한 구조 보강 외에는 건축적으로 거의 손을 대지 않았고, 내부 역시 출입문과 창, 도머 창에 붉은 강판 프레임을 덧댄 것을 제외하면 기존 상태를 최대한 유지했어요. 그래서 이 공간은 미술관 안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전통 마을의 일부처럼 느껴져요.

이 공간은 의도적으로 어둡게 유지했어요. 미술관에 들어온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고, 주변 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관람객들은 정면의 라이트 웰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전시를 보기 전에 하나의 맥락적 전환을 경험하게 돼요. 결과적으로 프롤로그 홀은 관람객이 마을의 시간에서 미술관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작동해요.
Q. 앞으로 Songzhuang Z 미술관이 어떤 장소로 기억되기를 바라시나요?

Songzhuang Z 미술관은 마을의 시간과 사람들의 움직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장소로 남기를 바라요.
이곳은 전시를 보기 위해 찾는 장소이면서 머물고, 걷고, 바라보고, 예상하지 못한 활동이 일어나는 열린 공간이기도 해요. 그래서 특정한 기능이나 이미지로만 고정되기보다, 마을과 함께 변하고 계속 의미가 더해지는 장소가 되었으면 해요.
즉, 주변과 경쟁하거나 스스로를 과하게 드러내기보다 그 장소가 이미 지니고 있는 시간과 기억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층위를 조용히 보태는 일 말이에요.
– Profile –

TEAM_BLDG / Xiao Lei
샤오 레이(Xiao Lei)는 TEAM_BLDG의 공동 설립자이자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다.
저기술 기반의 구축 전략과 지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도시와 농촌의 문제에 대한 공간적 해법을 모색해왔다. 특히 오래된 건축물의 복원과 재사용, 재해석에 주력하며 현대 기술과 전통 기술을 결합해 장소의 물리적 환경과 정서적 의미를 함께 새롭게 읽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TEAM_BLDG 홈페이지 www.team-bldg.com
다음 [비욘드 아키]에서는 또 다른 건축물과 또 다른 건축가의 시선으로 프로젝트 너머의 건축 이야기를 함께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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