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속도가 점점 빨라질수록 사람들은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장소를 더욱 절실하게 찾게 된다. 종교 공간, 특히 교회는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욕구에 대답해 온 장소다. 건축가들은 과한 장식에 의존하지 않고 빛과 비례, 재료의 질감 같은 기본적 요소들을 통해 공간의 성스러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사용자의 내면을 조용히 환기시키는 방식을 연구해 왔다.
오늘날의 교회 건축은 단순히 신앙의 상징을 담는 그릇을 넘어 공간을 체험하는 이들이 고유한 머무름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세심하게 구성한다. 깊게 파인 벽, 집중된 한 줄기 빛, 자연을 받아들이는 열림, 절제된 구조와 표면 같은 건축적 장치들은 일상의 소음을 가라앉히며 방문자가 공간과 자신을 다시 마주하도록 돕는다. 그 안에서 사람은 스스로의 속도를 되찾고, 잠시 동안 고요를 경험한다.
이번 비욘드 아키에서는 이러한 감각을 품은 세 개의 교회를 소개한다. 각 공간은 주변 맥락과 재료의 태도, 빛의 움직임에 따라 고유한 분위기와 감정적 무게를 형성하며 서로 다른 방식의 성스러움의 깊이를 드러낸다. 종교 건축이 오늘날 어떤 내적 울림을 건네는지 그리고 각기 다른 풍경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성스러움의 장면을 구축하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진행 : 김도아
Church of Joy
|Department of ARCHITECTURE Co.

도시의 속도에서 한 걸음 물러난 자리에 위치하는 Church of Joy는 빛이 머무는 빈 공간을 중심으로 설계된다. 길게 들어 올린 박공지붕 아래, 내부는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여유 있게 비워 두어 자연광이 차분히 스며든다. 두 겹의 벽 사이에 만들어진 완충 공간은 주변 풍경을 끌어들이면서도 소음은 걸러내 안쪽 예배실에 조용한 밀도를 만든다. 외부 진입부에서 예배실로 이어지는 완만한 흐름 속에서 방문자는 시선이 밝아지는 경험을 겪는다. Church of Joy는 화려함 대신 비워낸 공간의 울림으로 사람을 맞이하며 머무름과 기도를 위한 고요한 장소를 새롭게 정의한다.
Mountain Church of Julong

줄룽의 마운틴 처치는 푸른 숲과 산자락에 기대어 자리한 취안저우 인근의 성장하는 위성도시에 세워진 첫 기독교 예배당이다. 서로 다른 교단 출신으로 구성된 교인들은 전통적 의례와 형식에 대한 합의가 모호한 상황에서 건축을 통해 하나됨을 모색했다. 베드로가 된 반석, 노아의 방주, 산상수훈과 같은 성서적 원형에서 영감을 받은 설계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하부는 테라스 형태의 암석을 닮은 일상·세속적 프로그램을 담고 상부의 신도석은 추상화된 방주를 상징한다. 내부의 배 속과도 같은 공간은 산을 향해 열려 있어 교단의 차이를 넘어서는 archetypal한 예배 경험을 만든다.
비례교회

평온한 농가와 들판 사이에 자리한 비례 교회는 겹겹의 콘크리트 판을 적층해 만든 간결한 형태 안에 마을을 위한 공간과 예배를 위한 공간을 함께 품는다. 1층의 열린 공용부는 주변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이며 박공지붕 아래 펼쳐지는 2층 예배당은 노출 콘크리트와 목재 흡음재가 어우러져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울림을 남긴다. 사택이 놓인 상부층은 큰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아들이며 일상과 신앙의 리듬이 잔잔히 머무는 거처가 된다. 전체를 감싸는 수평적 매스와 투명한 입면은 교회를 마을의 한 장면처럼 녹여내며 고요한 공동체적 장소로 새롭게 자리매김한다.
[비욘드 아키]는 건축물 너머에 있는 건축가들의 생각과 에피소드를 다루는 웹전용 인터뷰 콘텐츠로, 매월 하나의 주제 아래, 준공 건축물에 관한 설계자 인터뷰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11월 인터뷰 콘텐츠 일정 안내]
- 2025. 11. 27 : Department of ARCHITECTURE Co.
- 2025. 11. 28 : INUCE · Dirk U. Moench
- 2025. 12. 08 : SML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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