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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 8. 수원편(3)

What Makes a Smart City?
:: 01 ::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8. 수원편(3)

 

:: 담론 ::
2023. 8. 14. (월) 진행

:: 참석자 ::
서주호_경기건축가회 회장, (주)천마건축・(주)천마기술단건축사사무소
전용식_경기건축가회 초대작가전위원장, (주)건축사사무소 토담21
정연거_경기건축가회 홍보위원장, 정연건축사사무소

:: 좌 장 ::
김선아_한국건축가협회 스마트도시건축위원장, (주)스페이싱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현재와 미래의 도시, 수원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김선아_____오늘 대담 초반에 전용식 건축사님의 말씀 중 “수원은 현재와 미래가 있는 도시다”라는 말씀을 들으며 ‘현재는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전통과 역사를 담은 수원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편으로 ‘현재의 수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시민들의 현재 니즈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전용식_____수원의 행정가나 지역의 건축가들은 정책과 연구를 통해 미래 도시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광교 신도시를 예로 들면, 광교는 스마트와 IT가 접목된 공공 건축물들과 민간 상업용 건축물들이 들어서면서 첨단 도시의 정체성을 갖춰 가고 있습니다. 저는 도시 역사의 정체성이 강한 수원 원주민들과 진취성 있는 젊은 세대들이 있는 신도시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는 도시의 상황을 바라보며, 이와 같은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현재와 미래가 있는 도시로 가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수원화성 전통 건축물 모티브의 공공 건축물과 민간 건축물들이 형성되었다면, 최근에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스마트와 IT를 접목한 산업시설, 공공 건축 등이 도시를 새롭게 형성해 가고 있습니다.

서주호_____수원에 있는 IT 선도 기업의 시설은 대체로 첨단 건축물로 지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설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의 경우, 수원 행궁 광장 인접 지역에 삼성문화관을 건립하여 기부하려고 했으나 결국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개관했지만, 건물의 규모가 커서 화성 행궁의 전통적인 건축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편 수원에서 공공성의 이미지를 갖는 것으로는 반딧불이 화장실로 시작한 공공 화장실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시설은 문화의 큰 변화를 이끌었는데, 첨단 이미지의 건축도 각각의 기업이 드러내는 사옥의 이미지보다는 수원의 역사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저는 국내 많은 지방 도시에서 시작해 온 한옥 사업을 재조명하자는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한옥과 목조 건축은 친환경적인 시민의 삶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지방 도시에서 보이는 한옥은 스테이 개념의 건축으로 자리 잡아, 지역 주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공간으로는 다소 미흡합니다. 수원의 원도심에서 실생활에 더욱 밀착된 한옥을 짓는다면 친환경 생태 건축을 제안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선아_____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수원다운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삼고 있다고 이해됩니다. 이번 간담회는 경기 지역 전반의 도시건축을 아우르는 대신, 수원의 도시와 건축에 집중하여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수원은 도시의 역사가 독특해서 이런 특성을 살린 건축과 전통 이미지를 지닌 한옥을 모티프로 한 공공시설이 특징적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수원이 가지고 있는 지형적 특성이나 문화 등이 담긴 건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연거_____제가 처음 수원에 정착한 것이 1990년대 중반입니다. 그 당시는 수원화성에 대한 이미지가 도시에 강하게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시내버스 정류장, 길거리 담장, 공공건물에도 수원화성의 성곽 이미지가 곳곳에 붙어 있을 정도로요. 막상 수원화성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1997년 12월입니다. 수원시가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도시의 이미지를 제대로 갖춘 지는 불과 10년에서 15년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수원에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의 문화시설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 다양한 공공문화시설들이 들어섰습니다. 그 당시는 수원화성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해서 공공은 물론이고 민간 건축에서도 온통 성곽의 이미지가 들어갔습니다. 현재는 이런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나 건축도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 도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공의 건축물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습니다. 도시의 작은 부분인 도서관이나 주민 센터 등의 공공건물도 제대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화한 과정에서 수원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는 특히나 공공의 건축물과 관에서 주도하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개별 건축물을 바라보는 건축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과거에는 현상 설계 공모에 참여하며 저도 모르게 수원성의 이미지를 연결하였거든요. 이제는 여기서 벗어나 건축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로 좋은 해법을 제시하는 건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수원은 공공 건축은 많이 나아졌지만, 민간 건축에서는 여전히 수원을 대표하는 건축을 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갤러리아 백화점처럼 주목할 만한 상업적인 건물들이 최근에 일부 들어서긴 했지만, 아직도 수원의 위상이나 규모로 볼 때 지역을 대표하기는 어렵습니다. 도시건축의 전반적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건축가, 공공의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김선아_____수원의 도시의 역사와 지역적인 맥락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개발이 이루어질 서수원의 향후 방향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전용식_____서수원의 개발은 수원의 군 비행장 이전의 사안과도 여러모로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서주호_____수원 군 비행장의 이전과 관련해서는 여러 민원을 듣고 숙고하자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예정지는 화성시의 화옹지구 해안가라고 하는데, 그 지역으로 이전하면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서수원 일대는 비행기가 뜨고 내림에 따라 소음 피해에 대한 보상을 주민들에게 지급하고 있거든요. 만약 비행장이 이전한다면 수원은 또 하나의 콘셉트로 열어 갈 수 있는 권역이 생기는 셈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군과 민간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항인지 아닌지부터 결정해야 하는 복잡함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비행장은 지상과 연계한 통제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며 수원 전체의 공중권을 사용하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사용한 공중권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거나 되찾을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비행장의 이전과 지원에 관한 사안은 수원의 구도심권 시민들에게 절실한 사안입니다. 특히 문화재 보존이 필요하거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공중권을 전매할 수 있다면, 여태까지의 규제로 낙후된 시설을 개선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저층 건축물에는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보존하도록 장려하는 좋은 정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100년 전의 미국에서도 논의되던 방향입니다. 뉴욕시에서 펜슬 타워와 같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것처럼, 우리도 현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여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이것이 다산 정약용 ‘실학’의 개념이기도 하고요. 결국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 모두에게 좋고, 수원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원만의 도시건축을 이뤄 가는 혜안을 찾아야 합니다.

김선아_____용적 이양제나 공중권 등의 시안은 정부 차원에서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자체에서 풀기에는 어려운 문제들이기도 하니까요. 그럼, 이제 수원다움의 가치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하신 바로는 수원의 정체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고층 건물도 목조로 지을 수 있고, 이를 친환경 건축과 실학의 개념으로 이어 갈 수 있다고 보시는 건지요?

서주호_____그런 의미가 담긴 사례로 산림청의 연구소가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건물로 완공됐습니다. 이외에도 수원에서 시범적으로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화장실 문화를 온전하게 업데이트하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기피하던 시설을 바꾼 것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수원천 복개와 생태하천 복원 사업입니다. 이 모두는 생태환경,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행보였습니다. 서울의 청계천 복원도 수원천의 복원 사례를 참조하여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듯 수원은 도시의 시설에 대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미래의 건축 방향은 탄소 제로 건축물로 보고 있습니다.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_건축사사무소IDS

김선아_____방금 말씀하신 화장실 문화에 관한 내용이 궁금합니다. 수원시가 선도하고 있는 주요 현황을 간략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서주호_____옛말에 ‘화장실과 처가는 멀수록 좋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화장실은 기피 시설이었습니다. 그러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지며 화장실이 가까워졌지요. 이제는 공공 화장실을 일상의 문화 안으로 수용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현직 수원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행정가들의 노력이 있었고, 한국화장실협회와 세계화장실협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생태환경적 화장실 문화의 선도적 변화를 이끈 곳이 수원시이며, 이를 선도적으로 설계한 건축가는 한국건축가협회 경기지회에서 활동 중입니다.

김동훈 건축가의 작품, 반딧불이 화장실_진우종합건축사사무소

정연거_____저도 화장실 문화를 선도했던 ‘반딧불이 화장실’의 설계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화장실은 큰 건축물이 아니지만 우리와 항상 가까이 있는 건데, 그런 부분을 너무 소홀히 했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주호 건축사님의 말씀대로 화장실에 여러 가지 콘셉트를 적용해서 ‘저 화장실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끔 화장실 문화를 바꾸어 나가게 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서주호_____고속 도로 화장실도 한국화장실협회와 행정안전부의 노력으로 변화가 시작된 것입니다. 매년 세미나와 시상식을 통해 지속해서 화장실 문화를 업그레이드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선아_____중요한 이야기네요. 조금 전 언급하셨던 ‘탄소 제로 건축’ 개념도 요즘 매우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서주호_____탄소 제로 건축은 현재와 미래의 과제입니다. 수원에서는 외곽에 조성될 신도시에 새롭게 조성하는 방법도 있고 구도심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것이 시작점이 될 것 같습니다. 탄소 제로 건축은 목조 건축물이어야 할 텐데, 여태 지속되어 온 시멘트 건축물은 미래의 과제를 온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는 목조 건축도 건축가들이 규격화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목조 건축이 생태 건축으로 더욱 활성화된다면 후손들에게도 이로운 건축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선아_____건축의 미래에 대한 말씀이군요. 그동안 수원화성과 IT 산업의 대기업이 있는 지역 정도로,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수원이라는 도시의 현안과 미래의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수원 과거 역사와 현재의 이슈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계획과 사업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연재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 하게 만드는가?>는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업로드 됩니다.

 


 

 

 

:: 해당 연재글은 <월간 건축문화 2023년 11월호(510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interview was published in the November, 2023 recent projects of the magazine(Vol.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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