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Makes a Smart City?
:: 01 ::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9. 충청북도편(1)
:: 담론 ::
2023. 7. 21. (월) 진행
:: 참석자 ::
김미연_충북건축가회수석부회장, 청주대학교
지광제_충북건축가회 부회장, 지공건축사사무소
이은정_충북건축가회 감사, 건축사사무소 영암
임정아_충북건축가회 감사, (주)JW구조기술사사무소
이영선_충북건축가회사무국장, (주)이솔건축사사무소
이학성_충북건축가회 교육분과위원장, 충북대학교
표상민_충북건축가회전시분과장, 다올건축사사무소
:: 좌 장 ::
김선아_한국건축가협회 스마트도시건축위원장, (주)스페이싱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충북 건축의 여러 가지 현안들
김선아_____이번에는 충북건축가회의 현지 건축가들을 만나 스마트한 도시 건축을 위한 대담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충청북도는 우리나라 도 단위 행정 구역 중 유일하게 바다를 접하지 않은 내륙 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우선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지정학적 상황이 지역의 도시 건축문화에도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한데요. 우선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충청북도의 도시와 건축 상황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특히 청주를 중심으로 하며 도시나 건축적인 이슈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충북건축가회 수석부회장님이신 김미연 교수님께서 먼저 화두를 던져 주시지요.

김미연_____충청북도는 여러 시 군이 모여 있지만 청주가 가지는 위상이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주시 인구가 약 85만 정도인데, 이는 충북 전체 인구 145만 명 중에서 60%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프라가 청주에 몰려 있습니다. 그나마 충주시와 제천시가 도시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군 단위 지자체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을 만큼 열악한 상황입니다.
이전의 충청북도 도지사는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 인프라 개설 등의 정책을 중점적으로 펼쳤습니다. 지역의 건축문화에 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어 그동안 활성화를 이루지 못했지요. 그에 반해 현 도지사는 건축문화와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더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행정가들에게서 지역의 낙후한 환경을 새롭게 살려서 충북다운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저는 도지사의 의지가 지역의 건축 분야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공공건축가 제도의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으니 저희 지역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요. 저도 청주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며 청주다움에 대해 고민을 해 왔는데, 이제 충청북도의 건축문화 전반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충청북도 지역의 중소 도시들은 대체로 전통 시가지를 품고 있는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청주는 서울에 비하면 작은 도시지만, 그래도 도내에서는 대도시권에 해당합니다. 최근 충청북도는 외곽이 팽창하며 도심이 비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면서 도심의 전통 시가지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 도시가 지닌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그런데 인구가 정체된 상황에서는 답보 상태인 거죠. 이런 사정은 청주도 예외가 아닙니다. 청주의 도시 구조를 살펴보면 도심을 중심으로 링로드(ring-road)가 있으며, 순환 도로가 3차까지 개설되어 있습니다. 먼저 1차 순환 도로 내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그다음으로 2차와 3차 사이가 개발됐고, 3차 순환 도로 바깥에는 산지와 전답이 많습니다. 청주는 각 순환 도로 사이 공간의 외곽 지역에 신시가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청주의 주택 보급률이 10년 전에도 127%라고 들었는데, 여전히 외곽 지역에 공급 물량이 과잉으로 공급되고 있고요. 도시 소멸 문제는 농촌 문제, 주택 문제, 저출산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충청북도 역시 그 문제가 심각합니다. 최근에는 각 시군별로 방치되었던 사안을 중점 사업으로 정하고, 각각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공공건축가를 매칭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총괄건축가를 임명하지 못하고 공공건축가만 일단 선정된 상태입니다. 아쉽게도 총괄건축가의 부재로 도시 건축 정책 운용의 방향에 혼란이 있으며, 이런 현안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원세용_____제가 조금 첨언을 하자면, 전임 도지사는 주로 지역의 기반 시설이나 산업 단지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도로, 철도망, 산업 단지 조성 등을 위주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청주, 충주, 제천 같은 도시의 외곽에는 그때 추진했던 산업 단지들이 주거 단지와 함께 들어섰지요. 당시 건설된 주거 단지는 도심의 노후 주거 단지보다 환경이 좋아서 도심의 주민들이 이주하는 도심 공동화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는 이에 대응하는 원도심 재생 사업을 하고 있지만, 과거의 사업과 상충하는 면도 있습니다.
앞서 김 교수님이 언급한 것처럼 청주는 외곽 순환 도로 형태의 도시 계획을 굉장히 일찍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도시가 확장하고 있지만 그리 무분별한 건 아닙니다. 왜냐하면 외곽 2차 순환 도로를 경계로 성장 한계선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주와 규모가 비슷한 도시로 전주와 천안 등이 있는데, 이 도시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계획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도시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에 대한 특징은 순환 도로 체계와 1차 순환 도로 내 건물의 규제를 통해 최고 높이를 13층으로 관리해 온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점차 고층 건물을 허가하고 있지만 비슷한 도시 규모에 비해서는 기존 도심의 건축물 높이를 명확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통 체증 현상도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사례를 청주의 장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도시 외곽의 개발과 도심 공동화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개발과 규제에 대해서 외곽 개방을 좀 풀어 주는 방안과 도심 재생을 위해서 규제하는 방안이 대립하는 상황이지만요.

김선아_____그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인구 문제입니다. 결국 공동화되고 있는 도심을 채울 인구를 다른 지역에서 끌어올 수 있어야겠지요. 이는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에 따라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원세용_____일반적으로 새로 건축된 지역의 거주 환경이 좋으니 이동 현상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도심에도 양호한 주거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외곽으로의 확장 계획이 도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저와 더불어 많은 도시 분야 연구진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책은 연구자들의 노력만으로 만들 수 없으니, 거주자와 토지 소유자들의 관심, 개발 업체의 사업 실행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학성_____청주시가 갖고 있는 고유한 지형과 지리적 특징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청주시는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통과와 교차의 성격이 강합니다. 한편 역사적으로는 많은 문화가 중첩되어 있어 우리 지역만의 개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충북대학교 건축학과에서는 이 이슈를 주제로 삼아 논의를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충북다움, 한국성, 환경 친화성의 세 가지의 특성을 교육의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와 토론, 지역에서 발생하는 건축과 도시 관련 이슈 및 콘텐츠의 스터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노력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충북다움의 지역성이란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여러 문화가 겹친 특징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기도 하지만, 그것이 구체적 형식이나 개념으로 드러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충청북도와 청주의 강력하고 특수한 현황과 특징을 찾아 지역성을 규정하고 정의하는 일은 현재 진행형으로 논의가 필요합니다.
다른 현안을 몇 가지 짚어본다면, 인구 문제와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청주의 대표적 사례로는 구도심의 성안길을 들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이른바 본정통이라고 부르던 곳인데, 현재는 청주시의 중심이 되는 거리로 작은 점포들이 많이 모여 있고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는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도시의 외곽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며 과거에 비해 방문객이 줄고 있습니다. 청소년 문화거리, 차 없는 거리의 확장, 여러 개성 있는 카페나 식당들이 생기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보이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 그 명성이 줄어든 것도 사실입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전문가들이 도시재생과 문화거리 조성 계획을 언급할 때, 성안길은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지광제_____청주시의 성안길은 서울의 명동 같은 곳입니다. 성안길이 1도심이라면, 서청주 IC 인근의 백화점, 아파트, 상업시설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새롭게 2도심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저는 건축사 입장에서 청주의 건축에 대한 의견을 두 가지 관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말씀해 주셨던 모든 내용이 모두 충북과 청주의 건축을 의미하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저는 ‘청주의 건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표적인 건축자산을 발굴하여 홍보하고, 상품화하여 관광객을 유치해야 하는데 청주는 그런 시도가 다소 미흡합니다. 전라북도 전주시와 비교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청주시는 전라북도의 전주시와 규모나 도시 구조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지만, 전주는 한옥마을이 특화되어 많은 사람이 관광을 위해 찾고 맛집 투어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죠. 반면, 외부에서 청주를 바라보면 마땅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나마 수암골 정도가 외부에 알려진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도심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없다는 것은 도시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청주의 가장 큰 도시 건축의 현안이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청주의 건축과 관광을 연계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편 최근 지어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연초 제조창이었던 기존의 건물을 복합시설로 개발한 사례입니다만, 건축적인 스토리텔링에 기초한 적극적인 홍보와 활성화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시청이 임시 입주를 하며 활성화되고 있지만, 시청이 들어오기 전에는 규모에 비해서 거의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고, 유입시킬 만한 동력원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살펴보면 현재 청주 건축의 주요 현안은 건축자산을 개발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과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세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화시설인데, 홍보가 되지 않으면 단지 지역의 작은 박물관일 뿐입니다. 이와 같은 청주에만 있는 건축과 문화재 자산을 꼼꼼히 조사하고 지속적해서 홍보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저희가 대담을 나누는 이 지역은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기반 시설 정비 후 청주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수암골입니다. 최근에는 특히 드라마 중심의 홍보가 많이 되고 있지요. 이를 위한 청주시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하는 경우, 체류 비용의 50%를 청주시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일타 스캔들’의 촬영지도 청주였지요. 이렇듯 드라마 장소를 건축자산으로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재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 하게 만드는가?>는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업로드 됩니다.

:: 해당 연재글은 <월간 건축문화 2023년 12월호(511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interview was published in the December, 2023 recent projects of the magazine(Vol.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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