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7. 대전편(4)

What Makes a Smart City?
:: 01 ::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1-7. 대전편(4)

 

:: 담론 ::
2022. 12. 29. (월) 진행

:: 참석자 ::
김덕수_한밭대학교
김용각_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곽문수_건축사사무소 가연건축 대표
성재욱_충남대학교
오진석_(주)쿠파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현진_건양대학교
조한묵_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 좌 장 ::
김선아_한국건축가협회 스마트도시건축위원장, (주)스페이싱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건축가의 작업 속 대전다움 발견하기

 

김선아_____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돌아보니 대전 도시건축의 주요 이슈와 대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전의 도시와 건축적인 이슈들이 건축가 여러분들의 작업과 어떤 연관성을 담고 있으며, 그런 의식을 어떻게 작업에 반영하고 있는지 들어 보고자 합니다. 꼭 건축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지도하거나 진행하시는 연구 주제에 대해서 말씀해 주셔도 좋습니다.

곽문수_____저는 최근 대전이나 세종 주변에서 공장건축과 연구소 겸용 건축설계를 몇 가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소규모 건축물들을 설계해 왔는데, 대전 도심은 소규모 건축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프로젝트가 도심에 집중되어 있어서, 비교적 오랜 시간을 유지하고 있는 대전다운 건축을 많이 의식하며 장소성을 바탕으로 작업하고자 합니다. 작업 성과에 잘 녹아들고 있는지는 항상 고민해 볼 문제이지요.

김덕수_____저는 주로 재생 프로젝트 위주로 설계 주제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원도심 일대를 대상으로 기존 건물을 활용하여 변화를 주는 작업이 많았습니다. 학생들의 다음 학기는 특수하게 규모를 줄여 진행해 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스마트 폴리’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IT 기술 등을 포함시키고 쉽게 설치하고 해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런 시도들이 과학 도시 대전과 문맥상 맞다는 생각도 들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선아_____그동안 주로 해 오셨다는 재생 관련한 프로젝트의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지역의 규모를 크게 잡고 특정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건지, 아니면 지역 전체에 대해서 가로망이나 이런 보행 환경에 대한 개선 쪽으로 하셨는지요.

김덕수_____두 가지 다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100년의 전통을 지닌 유성시장 일대를 다뤄 보았지요. 유성시장은 현재 재개발로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 곧 없어질 겁니다. 흥미로운 건 이 시장은 오일장이라는 겁니다.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해 보고, 두 스튜디오가 각각 작업한 결과물을 비교해 봤습니다. 다른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원도심 일대를 조사해서 특정 지역을 선택하여 재생하는 것이었지요.

김용각_____저도 그 사업에 관여되어 있습니다. 삼각형 블록에 저층부는 다 근린생활시설인데, 기존 상인들은 함께 섞일 수 있도록 장치를 했습니다. 오일장은 그 옆에 있는 유성천 공원을 입체화해서, 평상시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오일장이 열리는 날 도로까지 시장을 세울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진석_____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점차 중축이나 용도 변경과 같은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의뢰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구조 측면에서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보다 경량으로 들어가는 것들도 패턴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원도심의 개발의 경우도 신축보다는 전체적으로 고쳐 쓰는 정도로 설계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선아_____최근 건축비 상승으로 신축보다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조한묵_____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보다, 오래된 건물을 잘 개조한 사례들이 유행을 하는 것도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공장을 개선하여 카페로 바꾼 공간이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오고, 이런 감성을 자극하며 점차 리모델링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시골의 주택을 고쳐서 사용하는 것도 나름의 어떤 맛이 있거든요.

한편 건축가가 지녀야 할 태도를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지역성을 크게 의식할 필요 없이, 설계하는 대지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잘 해석하여 설계를 진행하는 게 지역성을 보여 줄거라 생각합니다. 건축가는 그 지역과 땅의 해석을 통해 건물을 설계하니까요.

이현진_____저는 의료 건축을 전공으로 하여 현재는 3학년 학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대전은 현재 건양대, 충남대, 을지대 성모병원 등 의료 시설이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공공 의료는 없는 지역입니다. 대전의료원을 지으려고 5~6년 전에 기획을 많이 했었는데 아쉽게도 무산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인구 대비 의료 병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번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지역 공공 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 학생들하고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의료 시설에 있어서 음압 병실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기본적으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를 고려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코로나 상황의 학교 시설에 대한 기준, 감염에 대응할 수 있는 건축 기준, 주거 시설에서 감염의 대응, 약자들을 위한 공간 등을 설계 수업 시간에 다루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긴급 치료 병상, 음압 병실, 감염병 전문 병원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대전은 전국의 중심지에서 의료의 혜택을 많이 받고는 있어도 이러한 중증 환자를 위한 병실이나 공공 의료 기관 등이 많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이제는 이런 시설들을 적정하게 채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덕수_____대전의 도시를 이해하려면 세종시의 발전과 연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대전은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는 곳이었는데, 세종시가 발전하며 대전의 인구가 세종시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젊은 세대들이 지역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경제 활동 인구는 대전에서 줄어들고 세종에서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김선아_____세종시가 행정 수도 형식으로 조성되지 않고, 대전을 키워서 행정 도시가 되었다면 더 좋았겠군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진행했던 혁신 도시가 균형 발전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만, 결국 신도시를 만들며 구도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김용각_____제가 세종시에 살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세종도 배드타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종에서 대전으로 출퇴근하는 일도 많으니 교통이 혼잡해진 상황이기도 합니다. 한편, 대전은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가구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율이 7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런 현상에서 도시의 특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진석_____결과적으로 대전에 학교도 많으니 젊은 세대도 많고, 1인 가구 비율이 유지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용각_____혹은 학생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장님께서 산업단지를 제대로 형성하거나 연구단지를 특화하여 이러한 현상에 대한 방안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곽문수_____한 가지만 더 언급하자면, 현재 100층 건물의 계획이 예정된 대전역 인근 소제동의 개발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리모델링 계획은 건축가가 작업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어, 도시의 경관적인 측면에서 많은 고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소제동

김선아_____말씀을 듣다 보니 서울의 익선동의 재생을 연구하며 익선 포럼을 운영했던 경험이 기억납니다. 그 당시 도시형 근대 한옥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업을 하던 측면에서 한옥의 부가 가치를 높여 부동산 특수를 노리려는 목적이 충돌하여 도시재생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대전 도심에서 이와 흡사한 사정을 접하게 되니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지혜로운 참견으로 대전의 도시 문화적 정체성이 잘 담긴 대전다운 마을, 대전다운 건축으로 되살아나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원도심으로 지속 가능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재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 하게 만드는가?>는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업로드 됩니다.

 


 

 

 

:: 해당 연재글은 <월간 건축문화 2023년 10월호(509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interview was published in the October, 2023 recent projects of the magazine(Vol.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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