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슈프레강변의 오스트하펜은 한때 도시의 물류를 담당하던 산업 항구였다. 산업시설이 떠난 자리에는 미디어와 패션, 창조산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업무 지구가 형성됐지만, Dockyard, Berlin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전혀 다른 풍경을 덧씌우기보다 이 장소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구조와 기억에서 출발한다. TCHOBAN VOSS Architekten은 2000년대 초 수립한 마스터플랜의 도시적 질서를 이어받아 서로 다른 비례의 두 오피스 동을 배치하고, 그 사이에 목재 트러스 브릿지를 놓았다.
목구조 브릿지는 두 건물을 하나로 묶는 연결 동인 동시에, 도로와 수변 산책로 사이를 열어주는 도시적 장치다. 그 아래로는 누구나 강변을 향해 지나갈 수 있는 공공 통로가 형성되고, 위로는 변화하는 업무 방식에 대응하는 유연한 오피스 공간이 이어진다. 외부로 드러난 목재 구조는 오스트하펜의 산업적 풍경을 환기하면서도, 재활용 콘크리트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통해 새로운 업무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Dockyard, Berlin이 항구의 기억 위에 도시와 강, 일과 휴식, 산업 유산과 지속가능한 구조를 어떻게 연결했는지 들어본다.
Editor 김도아
▼ List ▼
→ [항구의 시간 위에 세운 도시의 장면]
→ [두 건물 사이로 도시를 통과시키다]
→ [목재로 연결한 구조와 기억]
→ [머물고 싶은 오피스의 조건]
[항구의 시간 위에 세운 도시의 장면]

– Dockyard, Berlin은 과거 베를린의 주요 산업 항구였던 오스트하펜에 자리하고 있어요. 처음 부지를 마주했을 때, 어떤 도시적 조건이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하셨나요?
TCHOBAN VOSS Architekten은 오스트하펜 마스터플랜 설계공모에 당선됐고, Dockyard의 배치 역시 당시 마스터플랜에서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했어요. 두 동을 잇는 브릿지는 Dockyard, Berlin 프로젝트에서 새롭게 계획한 요소로, 도로와 수변 산책로를 연결하는 공공 통로 역할을 해요. 건물의 외관은 이 지역이 지닌 산업 유산에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또한, 하이브리드 목구조는 건물의 친환경적 특성을 강조하고, 외부로 드러난 목재 프레임은 이러한 성격을 직관적으로 보여줘요.
“Dockyard, Berlin은 로프트형 오피스 단지와 같은 성격을 지니며,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 이 일대는 산업 항구에서 미디어, 패션, 창조산업 기업이 모여드는 ‘미디어슈프레’ 지구로 변화해왔어요. 이러한 도시 변화 속에서 Dockyard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원하셨나요?
Dockyard는 로프트형 오피스 단지와 같은 성격을 지니며,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매우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대규모 오픈플랜 오피스로 구성할 수도 있고, 작은 규모의 업무 공간으로 나눌 수도 있죠. 발코니와 테라스는 사용자들이 강변과 자연을 가까이 경험하도록 해줘요. 근무하는 사람들과 입주자 외 일반인에게 개방된 1층에는 레스토랑을 비롯한 여러 공공시설이 들어서 유동인구가 많았음 했어요.


– TCHOBAN VOSS Architekten은 2000년대 초부터 이 지역의 마스터플랜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오랜 시간 이 지역과 관계를 맺어온 경험이 이번 프로젝트의 설계 방향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기존의 도시 구조는 계속 유지해왔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저희는 강변의 이 구간에 네 개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어요. 저희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다른 건축가들이 설계한 뛰어난 프로젝트들도 이 일대에 함께 들어섰고요. 건축의 표현 방식은 시간이 흐르며 점진적으로 변화했지만, 다양한 파사드가 어우러지는 견고한 도시적 틀은 계속 유지되고 있어요.
“뛰어난 친환경성뿐 아니라 목재의 사용, 물과의 지속적인 관계, 활기찬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통해 이러한 생각을 드러내고자 했어요.”
[두 건물 사이로 도시를 통과시키다]

– 건물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 형태의 두 오피스 동으로 이루어지고, 그 사이를 목재 트러스 브릿지가 연결해요. 두 매스를 분리하면서도 하나의 건축적 집합체로 읽히도록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 동의 형태와 서로 다른 비례는 마스터플랜에서 비롯됐어요. 저는 이 구성을 대칭적으로 만들지 않고 기존의 차이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어요. 그래야 마스터플랜의 구조가 건물에서도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죠. 대신 두 동 사이에 브릿지를 놓아 전체가 하나의 복합 건물로 인식되도록 했어요.
– 연결 동 아래의 저층부 두 개 층은 기둥 없이 열린 통로로 계획돼 슈프레강과 주변 역사적 건축물을 향한 시야를 유지해요. 이 열린 공간을 통해 도시와 건물 사이에 어떤 풍경을 만들고자 하셨나요?

행정 당국에서도 도로와 수변 산책로를 잇는 공공 통로를 만드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레스토랑이나 피트니스 시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해 이 일대에 활기를 더하는 것도 주요한 목표였고요. 또한, 주변을 향해 열린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발코니와 테라스뿐 아니라 1층의 공공 공간도 강과 도로를 향하도록 계획했죠. 더불어 브릿지 아래의 통로는 도로와 수변 산책로를 이어주는 연결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계획했어요.
– 1층에는 식음 시설과 컨퍼런스 공간 등이 들어섰는데 저층부가 건물 사용자뿐 아니라 도시와 주변 지역에도 열리기를 바랐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디어슈프레 일대는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이용하며 활기를 만들어가는 곳이에요. Dockyard 역시 공공 공간과 레스토랑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요. 브릿지는 도로와 강변 사이에 시각적인 축을 만들 뿐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그 아래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해줘요.

[머물고 싶은 오피스의 조건]
– 슈프레강을 향한 남측 파사드에는 돌출된 베이윈도와 발코니가 번갈아 배치되고, 다른 입면에는 안쪽으로 들어간 로지아가 계획돼 있어요. 이러한 입면의 리듬은 채광과 조망 그리고 오피스 공간의 일상적 경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오늘날의 오피스는 집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용자가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고, 재택근무를 굳이 떠올리지 않을 만큼 다양한 가능성과 쾌적함을 갖춰야 하죠. 세심하게 계획된 건축을 통해 오피스 자체가 하나의 총체적인 경험이 되기를 바랐어요. 그런 점에서 발코니와 테라스 같은 외부 공간도 매우 중요해요.
“브릿지는 Dockyard, Berlin의 중심적인 요소이자 ‘연결’을 상징해요. 서로 다른 두 건축물을 시각적으로 이어주고, 도로와 강변 산책로를 연결하죠.”
– 오피스 공간은 골조 구조를 바탕으로 높은 가변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여요. 변화하는 업무 방식에 대응하기 위해 평면과 구조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오피스 공간은 두 개의 계단실과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구성했어요. 전통적인 코어 중심의 평면이라고 할 수 있죠. 두 건물은 2층부터 브릿지를 통해 연결되기 때문에 하나로 이어진 넓은 오피스 층을 만들 수도 있어요. 사용자는 한 층 전체를 사용할 수도 있고, 일부 공간만 나누어 사용할 수도 있죠. 오픈플랜 오피스와 개별 사무실뿐 아니라 회의실이나 코워킹 공간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어요.


– Dockyard, Berlin을 통해 현대의 오피스 건축이 도시의 역사와 산업적 기억, 지속 가능한 구조를 어떻게 함께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으셨나요?
오피스는 단순히 일하는 공간을 넘어, 사용자에게 매력적이고 편안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Dockyard에서는 유연한 업무 공간과 발코니, 테라스, 수변 조망을 통해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어요.
동시에 이 건물이 입주자만을 위한 닫힌 시설이 아니라, 도시와 관계를 맺는 열린 장소가 되기를 바랐어요. 브리지 아래의 공공 통로와 저층부의 레스토랑, 공공 프로그램은 도로와 강변을 연결하고 주변에 새로운 활기를 더해요. 또한 목재와 콘크리트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통해 이 지역의 산업적 기억을 현대적으로 이어가면서, 지속가능성과 쾌적한 실내 환경을 함께 구현하고자 했어요.
– Profile –

TCHOBAN VOSS Architekten / Sergei Tchoban
TCHOBAN VOSS Architekten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국내외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건축 설계와 계획, 시공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함부르크, 베를린, 드레스덴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회사명은 건축가 Sergei Tchoban(BDA)과 그의 파트너였던 건축가 Ekkehard Voss(BDA, 1963–2024)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150명 이상의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다학제적 구성원이 함께하고 있으며,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과 해외의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에 건축적·기능적으로 지속가능한 해법을 제시한다. TCHOBAN VOSS Architekten은 독일건축가협회(BDA), 함부르크·베를린·작센 건축사협회, 독일연방건축문화재단 후원협회(Förderverein Bundesstiftung Baukultur e.V.), 유럽건축가네트워크(EAN)의 회원사다.
TCHOBAN VOSS Architekten 홈페이지 https://tchobanvoss.de/en
다음 [비욘드 아키]에서는 또 다른 건축물과 또 다른 건축가의 시선으로 프로젝트 너머의 건축 이야기를 함께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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