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이하 플랫폼엘)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에게 예술 창작을 후원하고 관객들에게 다양한 예술 체험을 지원한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다원예술 기획공모‘ 플랫폼엘 라이브아츠 프로그램’을 개최하여 창의적인 실험과 다양한 예술적 체험을 담아냈다. 다원예술 기획공모 프로그램은 공모 하에 총 12팀의 프로그램을 선정하였고, 경계와 계층이 정의되지 않은 다채롭고 살아있는 예술 분야에 주목했다. <안무; 드로잉과 설계 사이> 영상전은 2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전시로 플랫폼엘 다원예술 기획공모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지하에 위치한 머신룸에 도착하면 영상을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방석이 깔려 있다. 3개의 벽면에 걸쳐 상영되는 영상은 한 공간을 세 개의 시선으로 비춰준다. 플랫폼엘을 배경으로 내외부를 넘나드는 무용수의 동선을 따라가며 이웅철 작가가 촬영한 이 영상에서는 공간 및 장면 전환마다 변환되는 사운드와 공간과 무용수의 몸 위로 안무자의 내레이션이 입혀졌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며 플랫폼엘에 들어오던 순간부터 작품이 상영되는 공간까지의 동선을 다시 상상하며, 설계된 동선 속에서 또 다른 동선과 공간의 호흡을 경험하게 된다. 각기 다른 경험이 축적된 사람들은 설계된 공간에서도 다양한 동선을 만들고 해석하게 되는데 이 전시에서는 그 행위를 안무로 해석하였으며 이는 전시 공간의 특성 키워드와 일치하여 공간과 안무의 확장 가능성을 야기한다. 글과 공간이 만나는 몸, 공간이 규정하는 몸의 동선, 무용수의 몸을 움직이도록 명령하는 안무가의 글은 서로 중첩된다. 공간과의 연관성을 발견하기 위해 작품이 전시되는 미술관의 전체를 특정 공간에서 상영한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이 전시의 제목과 맞닿는다.

이웅철 작가는‘ 설계된 경험(2017)’展에서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에 의도적으로 장애물을 삽입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테이블을 사용하는 동선에 대한 생각과 장애물로 인해 익숙한 동선이 불가해진 테이블을 사용하기 위해 대안의 동선을 상상하며 기존 테이블 디자인의 확장을 동선의 확장으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을 발표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 사진을 촬영하여 영상기법으로 편집하고 정지되었지만 움직이는 시간의 어른거림으로 드로잉과 설계 사이를 나타내었다. 양은혜 작가는 무용 분야에서 아키비스트로서 안무 과정을 글로 기록하며 몸의 움직임을 잘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텍스트가 내포하는 공간성, 움직임의 범위를 나타내기 위한 무보를 개발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플랫폼엘에서는 세 가지의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안무; 드로잉과 설계 사이> 외에 <랑데부, 그녀를 만나다>와 <직사각형 둘레에서 글쓰기 혹은 움직이기>展이 각각 플랫폼엘의 갤러리와 라이브홀에서 진행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전시된 <랑데부, 그녀를 만나다> 아트전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에서 오뜨꾸뛰르 장갑과 향수를 소재로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한 여인의 공간을 다양한 공예로 장식한 전시였다. <직사각형 둘레에서 글쓰기 혹은 움직이기> 전시는 퍼포먼스와 기록의 고정적인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전시이다. <안무; 드로잉과 설계 사이>와 유사하지만 다른 전시였는데, 머신룸의 전시가 기록에 대한 움직임의 표현이었다면, 라이브홀의 이 전시는 움직임에 대한 기록을 전시하였다. 한 켠에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고 한 켠에서는 그의 움직임에 대한 발자취를 바닥의 숫자로 표시하고 글로 남겼다. 플랫폼엘에서 선보인 위의 세 가지의 전시는 모두 끝났지만 새로이 막을 올릴 실험적인 전시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자료제공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이 기사는 월간 건축문화 3월호(v.442)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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