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와 유리로 채워진 도시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자연의 결을 그리워하게 된다. 나무의 향, 따뜻한 표면의 촉감, 시간이 스며드는 재료의 변화를 통해 건축은 다시금 인간적인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목재는 단순한 구조재를 넘어, 공간이 사람을 감싸고 숨 쉬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제 건축은 견고함보다 유연함, 닫힘보다 열림을 이야기한다. 목재로 지어진 공간들은 자연과의 거리를 좁히며, 삶의 리듬 속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는다. 시간의 흐름을 머금는 표면, 손 끝으로 닿는 따뜻한 질감은 우리로 하여금 공간과 대화하게 만든다.
이번 비욘드 아키에서는 이러한 감각을 품은 목재로 지어진 세 개의 공간을 소개한다. 각 프로젝트는 목재가 가진 물성과 태도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며, 구조와 미감, 그리고 인간의 경험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나무로 지은 건축이 전하는 따뜻한 온도, 그 안에서 우리가 다시 느끼는 살아있는 공간을 만나보자.
진행 : 김도아
뉴욕한국문화원 도서관 (Assembled Void – Library)

뉴욕 맨해튼의 중심, 코리안컬처럴센터 내에 자리한 Assembled Void – Library는 ‘비움’으로 공간을 짓는 도서관이다. 나무 선반이 둘러싼 정사각형의 루프 구조는 단순한 책장의 나열을 넘어, 걷고 머무는 행위를 유도하는 순환형 공간을 만든다. 내부 중앙의 비워진 공간은 작은 마당처럼 빛과 시선을 받아들이며, 외부 옥상정원과 맞닿아 열린 감각을 확장한다. 목재와 금속이 어우러진 구조는 한국적 구성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뉴욕 속에서 ‘한국의 공간’을 새롭게 정의한다.
하늘목장 체험장 (Sky Ranch Sheep House)
|(주)지에이건축사사무소 (GA department Architects & Associates)

하늘과 맞닿은 초원의 가장자리에 자리한 Sky Ranch Sheep House는 자연의 흐름을 건축의 선으로 옮긴 듯한 공간이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이어지는 지붕선은 산의 능선을 닮았고, 목재 구조는 햇빛과 바람에 따라 미묘하게 표정을 바꾼다. 내부는 단순한 전시나 체험 공간을 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숨 쉬는 공존의 장소로 계획되었다. 거친 자연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목재의 질감은, 건축이 풍경의 일부로 스며드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건축은 배경이 아니라, 풍경과 삶을 잇는 다리가 된다.
포레스트 엣지 카페 (Forest Edge Cafe)
울창한 숲의 경계에 자리한 Forest Edge Café는 나무와 건축의 경계를 흐리게 만든다. 기하학적으로 짜인 목재 트러스 구조는 단단하지만 따뜻하게, 자연의 결을 닮은 공간을 완성한다. 북미식 경골목구조를 사용해서 규격화 된 재료들을 조립해서 만드는 기법으로 지어진 카페와 숙박이 함께 있는 이 공간은 대지의 경사를 따라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숲의 흐름에 스며드는 듯한 인상을 준다. 콘크리트 마당 위로 드리운 목재 지붕은 햇빛과 그림자를 고요히 받아들이며, 방문자는 그 안에서 시간의 결을 느낀다. 이곳은 자연을 바라보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 안에서 머무는 건축이다.
[비욘드 아키]는 건축물 너머에 있는 건축가들의 생각과 에피소드를 다루는 웹전용 인터뷰 콘텐츠로, 매월 하나의 주제 아래, 준공 건축물에 관한 설계자 인터뷰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10월 인터뷰 콘텐츠 일정 안내]
- 2025. 10. 31 : studio empathy
- 2025. 11. 06 : (주)지에이건축사사무소
- 2025. 11. 07 : 김선형 건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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