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Makes a Smart City?
:: 01 ::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가?”
1-4. 광주편(2)
:: 담론 ::
2022. 09. 16. (금) 진행
:: 참석자 ::
강형주_조선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길종원_조선이공대학교 건축과 교수
박홍근_주.포유 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순미_주.건축사사무소 미가온 대표
:: 좌 장 ::
김선아_한국건축가협회 스마트도시건축위원장
광주의 건축문화 양상과 도시 인프라 구축
김선아_____지금까지 광주 지역의 도시 인프라와 관련하여 몇 가지 현안을 짚어 주셨습니다. 최근 광주의 건축문화는 어떤 양상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홍근_____우리 건축가들에게도 중요한 이슈지요. 2000년대 이후로 광주의 건축에서 국내와 해외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가 있었나 생각해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정도가 떠오릅니다. 그 외로는 특별한 프로젝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설 때 건축계에서 기본 개념에 대해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었지만,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건축하는 사람들이 장소성과 도시적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았지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일반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나, 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 시민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2000년도부터 최근까지 20여 년 동안 광주 지역에서는 국내외 저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축 작품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발주 방식에 문제가 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지명 설계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가 예술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 이상으로 건축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변화가 있길 바랍니다.
강형주_____저는 어렸을 때 광주에 살다가 공부하기 위해 서울로 이사간 후 실무와 유학을 쭉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광주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많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광주를 보면서 느낀 점과 해외와의 차이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우선, 광주는 공공 건축과 관련해서 상당히 미흡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구에 아파트가 지어진 것을 보면 그 지역의 역사와 기존 인프라는 완전히 없어지고 아파트만 들어서는 상황입니다. 역사 보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겁니다. 서울의 경우 20년 전부터 공공건축가와 총괄건축가 제도가 있고 공공기획을 통해 공공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세종시도 유사한 케이스지요. 세종시는 세종청을 별도로 만들어 공공건축에 대한 관리를 하며, 공공건물의 규제가 조례급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 광주는 이런 부분이 미흡한 상황입니다.
김선아_____광주에는 총괄건축가 제도 등의 시스템이 조직되어 있지 않나요?
강형주_____현재 함인선 건축가가 총괄건축가를 연임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광주에서는 공공기획이 활발한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물의 저층부를 공공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 하는 등 공공건축에 대한 수용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서울에는 이런 부분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시로 건물을 짓다가 문화재가 발견된다면 지하 부분을 볼 수 있는 유리 바닥을 만들어 저층부는 문화재를 위한 공간으로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외에는 지상을 오픈하여 공간을 공공 공간으로 만드는 방법이 많습니다. 저층부를 공공 공간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지상에 별도로 공공 공간에 대한 면적을 할당하지 않아도 건물의 저층부를 활용한 공공 면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이 공공 공간을 공공에 기여하는 등의 방법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조례가 제정되어 있지 않아 부족한 상황입니다.
광주에서는 공공 기여 공공 기획 이런 부분이 많이 고려되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 강형주 –
김선아_____인센티브 제도는 공간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주시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형주_____지금 현재 광주시의 인센티브 지급은 도로 기부채납, 공원 용지의 상가, 대지 등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이외의 지급 방식을 도입하는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 좁은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광주에서 일반 시민들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공공적인 측면에서 제도를 제안하면 공무원이 기획안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시민들의 반대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너무 복잡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한 명의 의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방식이 광주만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공공 업무의 한 절차가 끝나면 다음 절차로 넘어가야 하는데, 민원이 제기되면 그것을 전부 수렴하기 위해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김선아_____그렇다면 광주는 왜 다른 도시에 비해 시민들의 요청과 민원이 많은 걸까요?
강형주_____광주는 민주적인 절차를 강조합니다. 시민들의 여론과 시민단체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최대한 수용하며 함께 성장해나가기 위한 것입니다. 서울에서도 건축 협정 등 최대한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프로젝트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훨씬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고 시민과 공공의 합의 하에 건축물을 이제 끌고 갈 수가 있으니까요. 법규나 조례 제정의 단계에서 의견을 수렴하기는 힘드니 오히려 주민들도 민원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편, 광주를 R&D 중심지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박홍근 건축사님이 말씀하신 AI 기술에 기반한 시설이 많아지는 사례도 그렇고 개발과 에너지 개발에 관한 의지가 많습니다. 문제는 생산적인 비즈니스가 적다는 것입니다. 소비문화와 연결된 사업이 주를 이루다보니 광주 자체가 부유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무슨 사업을 하더라도 서울에 비하면 공사비가 굉장히 저렴하고, 그로 인한 병폐가 많습니다.

이순미_____저는 앞선 대화 주제로 돌아가서, 아파트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겠습니다. 광주의 아파트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투자 목적의 구매가 많습니다. 인구 대비 공실 문제는 훨씬 더 오래 전에 부각되었고, 광주에도 아파트가 굉장히 많이 보급되며 주거 형태 중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광주는 광역시라고는 해도 서울에 비하면 규모가 턱없이 작은데도 아파트는 대단히 많습니다. 광주시의 건설 현장 대부분이 아파트이지만, 시민들은 아파트를 주거나 건축이 아닌 부동산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고 투자 목적에서 짓고 구매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선아_____광주의 아파트가 투자의 수단이 되고 있는 건가요? 시민들이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는 게 일반적 현상인가요?
이순미_____국내의 경향이 그렇듯, 광주 역시 그렇다고 봅니다. 아파트 인근의 민간공원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 중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아파트를 지은 후 지자체의 예산이 부족해서 인근의 도시공원이 20년 넘게 진전되지 않는 경우, 공원 주변의 아파트를 건폐율 30% 이내로 개발하게 해주고 개발 이익금으로 민간 건설업체를 대행하여 나머지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실행되면 공원 옆에 아파트가 세워지니까 세종시처럼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아파트가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건설업체가 짓는 아파트는 밀도도 높고 다소 경관이 아쉬운 민간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공원 심의위원으로 활동할 때,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인해 광주시가 앞장서서 도시 경관을 망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광주시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전국적으로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부분들이 도시 경관을 저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만약 민간에서 이런 수준으로 개발하겠다고 한다면 절대로 통과되지 않을 텐데, 오히려 광주시에서는 이 특례사업 개발이 가능하게 해달라고 부추기는 상황입니다.
김선아_____그러니까 오히려 광주시에서 개발이 가능하도록 심의위원들한테 부탁을 하는 상황이네요.
이순미_____시민대학에서 안기천 회장님과 전국의 아파트에 관해 언급하며 논의한 내용이 있습니다. 아파트에는 평균 층수가 있는데, 다른 도시에서는 테라스형 아파트를 계획하면 평균 층수에 반영을 해주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광주에서는 테라스형 아파트는 공동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계획안에서 제외하라고 합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테라스 하우스 형태의 아파트 디자인으로 상도 받았는데 말입니다. 다른 지자체는 테라스형 집합주택을 공동주택으로 보는데, 광주시만 공동주택이 아니라며 법을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
또, 공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공공건축의 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하며 민간건축에 비해 예산을 크게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상공모 과정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모에 제출하는 보고서도 간소해지면서 예전에 비해 많은 건축가들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설계 용역비가 10억 가까이 되는 큰 규모의 공모는 광주의 몇몇 설계사무소들만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구 같은 경우에는 심사위원을 타지역에서 섭외하거나 공모 참여 자격을 다른 지역에도 오픈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수도권의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이 참여합니다. 반면, 광주는 심사위원의 50% 이상을 광주 내에서 뽑도록 의무화됐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건축은 광주의 도시 건축에서 가장 크고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건물인데, 기회를 제한하면서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저는 아파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를 어떻게 짓는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 길종원 –
길종원_____저는 아파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를 어떻게 짓는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아파트가 들어섰고 군 단위나 시골의 읍내를 가도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광주에 많은 아파트가 모여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획일적으로 지어지는 아파트가 문제고 그것을 행정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개발회사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수익성을 따지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공공성을 유도하는 행정력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아_____그런 문제는 건축 심의 과정에서 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길종원_____조정이 가능하지만 심의만으로는 한계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의 최고 책임자와 실무자들의 건축에 대한 인식과 디자인 및 경관 등 제반 분야에 대한 이해가 개선되고 진일보 해야 합니다. 이런 환경이 조성되고 더욱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수장이 지속적으로 건축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일선 행정에 관련된 발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한편,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식 조직과 창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청해야 합니다. 건축사들을 이해당사자로 인식하여 배제하지 않고 행정과 통합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김선아_____여러분은 건축 전문가 영역으로 많이 참여하는 편인가요? 건축사를 배제하는 대신 건축학과 교수님들에게 더 열린 분위기인지 궁금합니다.
길종원_____교수의 참여 여부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서 말씀드리는 게 조심스럽습니다. 어쨌든 전문가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론화할 필요도 있고요. 지역 건축문화나 경관에 대해 논할 때 획일적으로 층수와 높이의 수준에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디자인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전문가의 자문을 들어보고 공공 기여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좋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광주에서 건축 사업에 몰입하여 계획성 있게 진행하는 공무원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해보지만,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김선아_____각자 본인의 작업하고 연계하여, 앞서 말씀드린 내용을 설명해주시면 어떨까요?
박홍근_____앞서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광주는 지역사회의 교수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비교적 약한 편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려면 전문가와 공모원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사업과 행정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시장이 이 분야에 열성적이어야 합니다.
김선아_____광주에서도 아파트를 제외하고 100층짜리 고층 빌딩을 지으려고는 했었죠. 그러나 광주 자체 역량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나요?
박홍근_____광주의 위상을 나타내는 볼거리가 건축을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그 건축물을 수용할 장소성이나 건축 조형의 상징성, 그리고 그 안에 담을 콘텐츠가 치밀하고 깊게 논의되어야 합니다. 완공되기까지 수많은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 하고, 재정적인 문제나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게 해야 제대로 완공된 건물을 볼 것입니다. 여태까지 광주는 건축 사업을 추진하며 반대에 부딪혔을 때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도 않고 포기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공공과 민간 부분에서 좋은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부족했던 것도 같습니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여러 조건을 채우며 실현하기 위한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앞서 제한되었던 규제들이 많이 풀리고 있는 시점이 되어서 의지를 갖고 접근하면 실현 가능해졌다고 봅니다.
연재 <무엇이 도시를 스마트 하게 만드는가?>는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업로드 됩니다.

:: 해당 연재글은 <월간 건축문화 2023년 7월호(506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The interview was published in the July, 2023 recent projects of the magazine(Vol.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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