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built, but unfolded 짓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은 다섯명의 건축가가 건축설계공모에 제출했지만 지어지지 않은 계획안을 주제로 하는 전시다. 왜 ‘지어지지 않은 건축’에 집중했는지’ 그리고 ‘완성되지 않은 건축적 아이디어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다섯 건축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Unbuilt, but unfolded 짓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은 2025년 11월 5일부터 9일까지 성수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큐에서 열린다.
인터뷰이
D.I.O (디포스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아이엔제이 아키디자인랩, 오비디아키텍츠)
진행
박지성 기자

― 전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전시<Unbuilt but Unfolded, 짓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은 디포스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deFoss Architects), 아이엔제이 아키디자인랩(INJ Archidesign Lab), 오비디아키텍츠(OBD Architects) 세 사무소가 함께 구성한 그룹 D.I.O의 첫 전시입니다. 전시의 제목<Unbuilt but Unfolded, 짓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은 ‘지어지지 않은 건축(Unbuilt)’을 다시 ‘펼쳐(Unfolded)’본다는 의미로, 저희 세 팀이 건축설계공모에 참여했지만 당선되지 못해 지어지지 않은 설계안을 가지고 그 안에 담겨있는 아이디어와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지어지지 않은 설계안을 가지고 그 안에 담겨있는 아이디어와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지어지지 않은 건축’을 전시 주제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건축은 완성된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또한 소통할 수 있는 언어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배경에서 성장해 온 세 개의 그룹이자 다섯 명의 젊은 건축가들이 함께 모여 ‘공공의 풍경을 어떻게 해석하고 사회 속에서 어떤 건축적 형태로 제안할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했기 때문입니다. 지어지지 못한 건축이란 제목은 행복하게 살아갈 도시의 풍경을 향한 사유의 층위이자, 저희 다섯 명만의 건축으로 이어지는 내적 토대라 생각합니다.

― 세 팀이 함께 전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세 소장님 모두 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교육과 실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수업과 설계, 도시와 공공의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그렇게 세 팀은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공모의 결과보다 ‘과정이 남긴 의미와 사고의 확장’에 주목하게 되면서 전시에 관한 생각을 싹틔웠습니다. 건축설계공모를 함께 준비하면서 건축가로서 “오늘날의 도시 풍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것인가?”, “그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공유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생각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여 2025년 봄부터 세 팀이 함께 <Unbuilt but Unfolded, 짓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건축은 완성의 순간보다 그 이전의 사고와 탐색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건축의 과정에서 남은 작업과 고민의 흔적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각 프로젝트가 지닌 개념과 저희가 생각한 ‘완성되었어야 했을 건축’을 도면, 모형, 텍스트,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냈고, 저희만의 고유한 건축적 언어를 통해 도시의 풍경과 미래의 건축을 표현했습니다. 건축은 완성의 순간보다 그 이전의 사고와 탐색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대안을 위해 수많은 가능성을 고민하고 제안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건축가의 숙명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과정을 다시 펼치는 자리이며, 그 속에서 건축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임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 관람객이 현장에서 무엇을 느꼈으면 하나요?
완성된 건축 작품을 감상하듯 바라보기보다는, 건축가의 생각과 질문을 따라가는 전시로 경험해 주셨으면 합니다. 전시물 속에서 건축가가 어떤 문제의식을 느끼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과 선택을 거쳤는지를 감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전시장을 찾으신다면 저희가 직접 작품의 배경과 개념 그리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해 드릴 수 있으니 편하게 물어봐 주셨으면 합니다. 때로는 “왜 이 작업이 실현되지 못했을까?” 하는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해드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완성된 건축을 바라보는 자리보다 건축이 태어나는 과정을 함께 걸어가는 경험이 되기를 바랍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도시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하고, 소통하는 그 건축 계획의 일부이자 과정 자체라고 믿습니다.”
― 최근 건축설계공모를 바라보며 느끼신 점이 있다고요.
건축설계공모는 실적이 필요한 공모도 있고, 경쟁도 매우 치열합니다. 요즘처럼 민간 건축 경기가 위축된 시기에는 규모를 막론하고 많은 건축가가 건축설계공모에 몰리게 되죠. 하지만 소수의 몇 개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은 ‘낙선’이라는 한 단어로 끝나고, 작품이 공개되지 않은 채 잊힙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소모감이나 허탈감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순간에는 많은 건축가들이 공모를 통해 발전의 의미보다는 경쟁이라는 단어에만 더 몰입되어 건축의 본질을 잃어가는 건축설계공모가 되어 간다는 생각도 합니다.
― 공모제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길 바라시나요?
공모의 첫 단계가 조금 더 아이디어 중심으로 전환되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완성된 결과물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과 비용의 부담이 큽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건축가의 생각과 접근 방식을 평가하는 예선 구조로 전환된다면, 다양한 세대가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회를 주는 방식의 다양화와 결과보다 사고를 평가하고 나누는 구조로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적만이 아니라 건축가의 태도와 사유의 깊이를 공정하게 평가하는 제도가 자리 잡는다면, 건축가들의 열정이 단발적인 경쟁을 넘어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만들어갈 수 있는 곳은 건축설계공모라고 믿습니다.
― 건축설계공모는 건축가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건축설계공모는 여전히 건축가에게 가장 공정하고 열린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건축가들이 치열하게 만든 작품이 잊히는 것이 아니라,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든 참가자에게 공개되어 비록 당선되지 않더라도 노력한 결과가 아이디어로서 가치 있는 작품이었다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참여자와 발주자 모두가 설계공모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면서 경쟁한다면 건축 생태계가 더 건강하게 순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점차 확장되며 그 궤적 속에서 저희가 쌓아가는
건축의 방향과 사유의 깊이를 함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되돌아보게 된 것이 있다면요?
이번 전시는 저희에게 하나의 정리이자 새로운 출발점이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며 지금까지의 건축적 시도를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때 우리는 왜 이런 건축을 하고 싶었을까?”, “당선되어 지어지는 건축물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설계공모의 경쟁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구나” 같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건축사사무소 개소 후 앞만 보고 치열하게 달려오느라 지금까지의 궤적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요. 덕분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저희의 발걸음을 돌아보게 된 것 같습니다.

― 앞으로 <Unbuilt, but unfolded>를 계속 이어나가실 생각인지도 궁금한데요.
이번 전시를 단발적인 시도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시리즈로 이어가며 각 사무소의 건축적 성장과 변화의 기록을 남기고자 합니다. 첫 전시는 성수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하지만, 앞으로 점차 확장되며 그 궤적 속에서 저희가 쌓아가는 건축의 방향과 사유의 깊이를 함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지어지지 않은 건축’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도시’는 결국 그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집약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은 그 풍경 속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새로운 이야기를 더해가는 하나의 언어이기도 하죠. 이번 전시는 그런 도시를 다시 바라보며, 지어지지 않은 건축을 통해 저희가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어떤 상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나누고자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도시에 대해 생각하고, 소통하는 과정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서로의 생각이 이어지고, 다시 새로운 풍경으로 확장되길 바랍니다.
<Unbuilt, But unfolded 짓지 않은 건축적 상상력 >전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16길 46-1 지하1층
기간 2025. 11. 05.(수) – 09.(일)
주관 D.I.O
(디포스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아이엔제이 아키디자인랩, 오비디아키텍츠)
자료제공 D.I.O
사진 마실와이드 편집팀
진행 박지성 기자(jspark@masilwide.com)
-Profile-





여호영 (Yeo Ho-young) | 디포스 (deFoss Architects)
영남대학교를 졸업하고 건원과 희림건축에서 디자인 및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경험을 쌓았다. 2020년 대한민국 건축사 취득 후 부동산 개발사 ‘네오벨류’에서 근무하며 건축기획부터 시행까지 전 과정을 다뤘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적 가치 실현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강조한다.
장윤섭 (Jang Yoon-sub) | 디포스 (deFoss Architects)
홍익대학교 대학원(유현준 교수 연구실) 졸업 후 유현준건축사사무소, 건원, dA 엔지니어링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국내외 설계공모전과 대규모 프로젝트의 디자인 PM으로 참여했으며, 현재 서원대·배재대·세종대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실무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김재훈 (Kim Jae-hoon) | 아이엔제이 아키디자인랩 (INJ ArchiDesignLab)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대학교와 파리 발드센 국립건축학교(ENSAPVS)에서 건축·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빌모트 건축사무소(Wilmotte & Associés)’에서 공공·도시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귀국해 INJ 아키디자인랩을 이끌고 있다. 건축이 ‘관계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장소의 기억과 잠재성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페키 이네스 (Fekih Ines) | 아이엔제이 아키디자인랩 (INJ ArchiDesignLab)
튀니지 출신으로 프랑스 생테티엔 국립건축학교(ENSASE) 졸업 후 ‘포잠박건축사사무소(2-Portzamparc)’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INJ 아키디자인랩 디자이너이자 가천대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다문화적 배경과 감각적 공간 언어를 바탕으로 지역성과 현대성을 조화시키는 건축을 추구한다.
김재현 (Kim Jae-hyun) | 오비디아키텍츠 (OBD Architects)
프랑스 낭시(ENSA Nancy)와 파리 라빌레트(ENSA Paris-La Villette)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HMONP(프랑스 공인건축사) 과정을 마쳤다. ‘빌모트 건축사사무소(Wilmotte & Associés)’에서 Grand Palais Éphémère 등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현재 세종대·홍익대 겸임교수로 활동한다. 도시·자연·사람의 관계를 탐구하며 공공건축의 사회적 가치와 디지털 디자인의 확장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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