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의 선명성과 구현의 치열함을 담아낸 세 팀, 2025년 젊은건축가상 수상

9월 3일 문화체육관광부는(이하 문체부) ‘2025년 젊은건축가상의 수상자’로 ▲김선형(전남대학교) ▲이창규·강정윤(에이루트건축사사무소) ▲홍진표·정이삭(주.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세 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 50개 팀이 지원한 이번 ‘2025 젊은건축가상’ 공모에서는 1차에 선정된 9명을 대상으로 지난 27일 정림건축 김정철홀에서 프레젠테이션하여 수상자를 가려냈다.

마실와이드에서는 이번 ‘2025 젊은건축가상’ 공개심사현장에 방문하여, 심사 현장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심사현장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수상자들이 치열하게 지켜낸 그들만의 ‘건축 이야기’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재료와 기술을 건축의 언어로 확장하는 건축가

김선형 / 전남대학교

김선형 건축가는 목구조를 사용한 프로젝트가 돋보이는 건축가로, 이번 젊은건축가상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서양식 중목구조와 정교한 치수로 계획하여 조립한 프로젝트들이 주목을 받았다. 김선형 건축가는 ‘무엇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초점을 맞춰, 건축의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

넓고 다채로운 내부 공간을 가진 현대적인 건축물의 실내 이미지로, 나무 기둥과 천장이 특징이며, 식물 장식과 편안한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 순서대로 Forest Edge(신축), Parc1 Art Pavilion(설치작업)

김선형 건축가는 총 다섯가지의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소개했다. 북미식 경골목구조를 사용하여 규격회된 재료들을 직조하듯이 만든 ‘Forest Edge(신축)’을 필두로, 기성 텐트 연결 부재를 사용하여 만든 가벼운 지붕 형태의 프로젝트인 ‘Parc1 Art Pavilion(설치작업)’, 345mm의 모듈을 이용하여 가구와 파사드 디자인까지 조립식으로 풀어낸 ‘Readymadescape 광주광역시립무등 도서관 공간개선(인테리어)’ 그리고 낙엽송 통나무를 가운데 두어 재료의 자식과 부모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드러낸 ‘Timber Light Pavilion 전남대학교 탄소중립(파빌리온)’이 그 내용이다.

건축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중인 발표자와 이를 청중이 바라보는 모습. 화면에는 건축 설계도면이 나타나 있다.
ⓒ 박지성

김선형 건축가는 건축을 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주로 고민했다는 이야기로 운을 뗐다. 김효영 심사위원의 “어떻게를 통해서 얻게 되는 가치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제까지의 건축은 ‘무엇을’에 초점을 주로 맞춰왔다. 그러면서 ‘어떻게’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밀려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라며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며 기술이나 재료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는 답변을 남겼다.

김선형 건축가가 생각하는 건축의 가치는 마치 균형을 잡는 일과 같다. 우리의 삶은 공기처럼 콘크리트 건물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놓인 상황이 건축가들을 무의식적으로 이런 관점에 집중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선형 건축가는 여기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건식공법은 미리 계획할 수 있고, 오차도 적기 때문에 마치 불투명하지만 미래를 약간 볼 수 있는 안경 같은 것이다.”라며 건축 구법과 재료에 대한 애정어린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김선형 건축가에게, 젊은건축가상과 함께 “만드는 일이 되어 나오는 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목조건축의 구법을 섬세하고 치밀하게 완성시켜 나가려는 노력과 의지의 결실이다. 모든 현상들에 대한 건축가의 지속적인 호기심이 하나씩 결과가 되어 나오는 일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라는 평가를 남겼다.


제주 건축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찾는 건축가

이창규·강정윤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이창규·강정윤 건축가는 오래된 시간과 장소에 깃든 가치에 주목하는 건축가들이다. 제주에서의 관찰과 기록을 통해 찾아낸 감각의 언어들이라는 주제로, 지역의 건축을 하기 이전의 단계, 풍경과 제주의 올레, 마당 그리고 밝음과 어두움 등 제주가 가지고 있는 건축에 대해 이야기했다.

Modern living room with wooden ceiling, large windows framed in wood, and a comfortable gray sofa, offering a view of greenery outside.

▲ 순서대로 제주 작은 집(신축), 베케(신축), 월정리 두:집(신축)

깊은 올레와 제주 지형을 살려 계획한 ‘월정리 두:집(신축)’, 한국적 정서를 서양식 목구조로 풀어낸 ‘제주 작은 집(신축)’ 그리고 제주의 자연과 빛 그리고 어둠이 건물과 어떻게 만나는지를 보여주는 프로젝트인 카페 ‘베케(신축)’를 심사 현장에서 소개했다.

2025 젊은건축가상 공개심사에서 발표 중인 두 명의 건축가와 관객들
ⓒ 박지성

이창규·강정윤 건축가는 마지막에 ‘추상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두 건축가가 작업한 프로젝트들을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좋은 공간을 만드는 길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두 건축가는 “처음 제주에 내려와서 조사한 것들을 프로젝트에 그대로 녹여내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오래된 것’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라며 운을 뗐다. “그러나 마치 미술에서 추상화로 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구체성을 고민하는 것 처럼, 연구와 기록을 통해 구체적인 실체를 배우고 익힌다면 추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창규·강정윤 건축가는 대도시에서 사라진 건축적 실체를 제주에서 찾고 있다. 두 건축가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제주는 여전히 60프로 이상의 시민들이 읍·면·동 단위의 옛날 주거 단위를 사용하고 있으며, 도시의 맥락이 변화하는 시기다. 이 과정들을 지켜보며 두 건축가는 도시와는 다른 변화의 과정과 실체 그리고 제주만의 현대적인 것들을 같이 기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주만의 건축적 특수성 그리고 건축의 보편성을 찾는다.

심사위원단은 이창규·강정윤 건축가에게 ‘젊은 건축가의 범역을 넘어서는 진지함과 완숙함이 돋보인다. 먼 경관에서부터 손이 닿는 바로 곁의 공간까지의 관계 설정이 놀랍도록 정교하여 구성의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제주의 장소적 특성을 전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재주가 돋보인다.’라는 평가와 함께 ‘젊은건축가’라는 영예를 안겨주었다.


경계의 대비와 흐림을 넘나드는 건축가

홍진표·정이삭 / (주)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홍진표·정이삭 건축가의 프로젝트는 여러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 근처 현장에서 비슷한 재료를 가지고 와 재 사용하여, 새로운 재료와의 경계를 허물기도 하고, 기존의 건축물에 새로운 시퀀스를 입히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런 프로젝트는 두 건축가가 얼마나 섬세하게 도시와 환경을 관찰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특징이다.

공원에 위치한 여러 개의 파란색 원형 구조물과 중앙에 원형 구멍이 있는 모습, 주변에는 풀밭과 건물들이 보인다.

▲ 순서대로 있기에 앞서(수선), N작가 주택(증축 및 대수선)

홍진표·정이삭 건축가는 같은 벽돌을 사용한 집을 찾아, 벽돌을 수거해 재사용 한 프로젝트인 ‘N작가 주택(증축 및 대수선)’, 개별적으로 묻혀 있던 기존의 토목 구조물을 엮어 시퀀스를 만든 ‘있기에 앞서(수선)’, 앞에서 소개한 N작가 주택처럼 기존의 벽돌을 섞어 헌 집과 새집 모두 상대의 배경이 되지 않게 작업한 ‘헌집다오 새집다오(증축 및 대수선)’, 지하 방공호를 리모델링하고, 기존 지붕 트러스 속 공간을 확장해 내·외부 공간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인 ‘아까시 집(인테리어)’‘전용과 서비스의 교감(인테리어)’, 여러 시민이 교류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화두로 다양한 시대와 계층 그리고 여러 색과 재료들이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계획한 부천 시민회관 인테리어 프로젝트인 ‘부천 폴리크롬(인테리어)’을 소개했다.

정이삭 건축가는 ‘있기에 앞서(수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곳이 자연 한편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꿈 같은 생각을 했는데,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건축물을 보며 “현실에 가까워졌다.”고 느꼈다는 감상을 덧붙였다.

Architectural presentation scene featuring speakers at a podium with a projector screen displaying architectural designs and an audience in attendance.
ⓒ 박지성

홍진표·정이삭 건축가의 대부분의 작품이 경계가 뚜렷한 대비를 만드는 혼합의 작품이라면, ‘N작가 주택’이나 ‘헌집다오 새집다오’에서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경계를 흐려 공존하는 것을 보여준다. 두 건축가는 “‘문제 만들기에 대한 방법론’과 ‘존재하는 채로 공존하는 것’ 두 가지의 작업의 축이 있다.”고 말했다. 두 건축가는 이런 과정에 대해 “그 상황에 따라 더 강한 것을 선택한다.”며 “이 두 가지는 오랫동안 고민해오고 있는 과제다.”라는 말을 남겼다.

두 건축가는 ‘근대건축의 알비니즘’이라는 단어를 던지며 건축을 탐구하기도 한다. 이들이 생각하는 ‘근대건축의 알비니즘’이란 왜 이렇게 까지 있어야 하는가? 라는 비판의식을 가진 것이다. 다양한 고전의 문화는 많은 색과 재료를 사용했지만 근대에 와서는 이런 것들이 퇴색되어 왔다. 두 건축가는 이런 사회의 흐름을 비판하거나, 긍정하지도 않고 흥미있게 바라본다.

홍진표·정이삭 건축가는 “우리가 아마도 우리가 사소하게 여겼던 것들 안에 아주 미세하게(고전의 것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저희 프로젝트는 이것을 잘 살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덮거나 보존하는 리모델링이 아니다.” 라는 말을 남겼다.

심사위원은 “한국의 도시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탐구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에 깊이 관여하여 치밀하고 섬세하게 대응하는 과정이 모여 건축이 된다. 특유의 감수성이 모든 과정에 개입하여 익숙한 풍경을 생경하게 창조한다.”라는 평가와 함께 젊은건축가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홍진표·정이삭 건축가에게 안겨주었다.


10월 21일, 2025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서 시상식 진행

젊은건축가상은 건축이 우리의 도시 환경 및 문화 발전에 지니는 공공적인 성격을 인식하고, 국가경쟁력 제고 및 건축문화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역량 있는 젊은 건축가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건축가들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하고자 2008년부터 추진한 사업으로, 문체부가 주관하고 (사)새건축사협의회, (사)한국건축가협회, (사)한국여성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공모이다.

손진(주.이손건축사사무소)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김재경(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김효영(김효영건축사사무소), 박정현(건축잡지 미로 편집장), 이소진(건축사사무소 리옹) 다섯 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건축가의 건축에 대한 기본적 소양과 태도, 주변 맥락에 관한 진지한 탐구, 사회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확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2025 젊은건축가상’ 시상식은 10월 21일(화) 2025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서울 노들섬)’에서 진행하고, 수상작은 12월에 작품 전시회를 통해 시민들을 만나게 된다.

기사 : 박지성 기자
자료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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