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은 건축물인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이하 메가플로어)는, 인공지능 개발 기업과 연구소를 위한 공간이다. AI 그리고 4차산업이라는 비가시성의 프로그램을 담고 있는 이 건축물은, ‘앞으로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라는 불확실성을 품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설계자인 stpmj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건물은 어떤 가치와 기능을 담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건축가의 생각은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그리고 다시 내부로 순환하며 공간에 그리고 입면에 녹아난다. 메가플로어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가능성으로 변모시키는 공간으로, 서울의 다채로운 도시에 한 겹의 레이어를 덧칠하고 있다.
진행: 박지성
인터뷰이: 이승택 대표
출처: stpmj 건축사사무소
“stpmj에게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란, 한층 더 성숙할 수 있는 발전적 성과물이다.”
[부속 공간에서 중심으로, 공유 공간의 재발견]

이번 43회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감회가 어떠신가요?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이하 메가플로어)는 stpmj가 처음으로 준공한 공공건축물이기도 하고요, 2020년 현상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이후 약 4년에 걸쳐 완성된 프로젝트라 감회가 새로워요. 민간에서 진행되었던 프로젝트와는 과정과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사뭇 달랐던 것 같아요. 다양한 관계자들의 역할도 중요했고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초기의 제안을 상당부분 지켜낼 수 있어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메가플로어는 업무시설임에도 공유 공간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점이 흥미로워요. 공유 공간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I 산업의 특성을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 시너지를 만드는 환경이라고 봤어요. 당시에는 연구와 실험 공간의 성격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 오히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공유 공간을 단순한 부속 공간이 아니라 중심 공간으로 계획했어요.
“메가플로어는, AI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공간에서 요구되는 가치에 대응하는 건축의 유형을 제시하고자 한 결과물이다.”
기존의 업무시설과 다른점이 있다면요?
일반적인 업무시설은 코어를 중심에 두고 사방으로 사무실을 배치하다 보니, 공유 공간은 중앙에 작게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메가플로어에서는 북쪽과 동쪽에 기업의 업무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나머지 공용공간은 한쪽으로 집약시켰어요. 층고와 바닥면적을 최대한 확보해서 드론의 활동 범위를 테스트 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 간 시너지를 유도할 수 있도록 중성적이고 유연한 공간으로 계획했죠. ‘Mega Floor’라는 이름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 있고요.
[무엇이든 담아내는, 변화에 대응하는 공간]

공공건축물이면서도 실험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메가플로어가 보여주는 ‘서울성(Seoul-ness)’은 무엇일까요?
서울은 늘 빠르게 변화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성과 복합성이 얽혀있는 도시라고 생각해요. 메가플로어는 앞으로 다가올 이런 사회적 변화에 ‘건물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건축가의 태도를 담고 있어요. 또 우면산과 양재천의 자연축을 따라 건물을 배치해, 지역적으로 오래 보존돼 온 자연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기도 하죠. 메가플로어는 외부 풍경을 내부의 업무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시각적인 요소를 다시 외부로 확장시키는 이중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건축물이에요.
“메가플로어에서의 서울성은, 앞으로 발생할 사회적 상황과 기능의 변화에 ‘건물과 공간의 구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건축가의 진취적 태도이다.”
메가플로어가 제안하는 새로운 공유형 업무시설의 프로토타입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는 ‘커다란, 중성적이고 유연한 공간’이라 정의할 수 있겠네요. 공유 공간의 아이디어는 도시 속 공원에서 가져왔는데요. 메가플로어는 조지아 사바나처럼 작은 공원이 여러개 흩어져 일상적인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맨해튼 센트럴 파크처럼 커다란 공원을 중심에 두고 시민 모두가 다양한 이벤트와 행동을 공유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중앙에 코어를 두고 외기에 면하는 4면에 업무공간을 배치하는 기존 업무시설의 양상과는 달리, 메가플로어는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 공유와 시너지를 고려해 면적과 환경적인 성능을 확장시켰기 때문이죠.
[지키고 변화 시키는 방법에 대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쉬움도 있었다고요.
교총 건물과 외부공간을 연계하려던 초기 계획이 실현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요. 또 시공 과정에서 일부 품질 문제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다양한 관계자들과의 협업 속에서 초기의 건축적 의도를 상당 부분 지켜낼 수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각론 상으로 구체화되지 않았던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기도 했고, 갑자기 커져버린 스케일에 모든 것들을 세세히 신경 쓰지 못했나 생각도 들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연민도 남고요. 사실 작은 설계사무소의 경우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큰 규모의 민간 프로젝트 의뢰가 많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 매우 소중한 프로젝트로 느껴지기도 해요.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한국에서 작업을 시작하신 지 10년이 되셨다고 들었어요. 앞으로 stpmj가 지향하는 건축은 어떤 모습일까요?
올해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작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해인데요. 지난 10년 동안 저희는 타인을 설득하며 스스로 중도를 지키는 ‘또 다른 조건’을 찾고 그 기준을 세우는 방법론을 여러 프로젝트에 적용해 왔어요. 공공건축 설계를 통해서는 건축물 사용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방법론을 보완할 기회도 얻었고요. 앞으로도 더 많은 공공건축물을 설계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해 보려고 해요. 저희의 방법론을 통해 도시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는 건축을 꾸준히 제안할 예정이에요.
-Profile-

stpmj
stpmj는 서울과 뉴욕에 위치한 아이디어 기반의 설계사무소다. ‘도발적 현실주의’라는 비전 아래 일상에서의 근본적 아이디어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주거, 문화, 상업 시설 등에 적용하고 있다. 동시에 공공예술, 전시, 설치 작업을 통하여 건축의 경계를 탄력적으로 넓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비욘드 아키]는 건축물 너머에 있는 건축가들의 생각과 에피소드를 다루는 웹전용 인터뷰 콘텐츠로, 매월 하나의 주제 아래, 3개의 준공 건축물과 설계자 인터뷰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아직 이전 글을 못 보셨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 [비욘드 아키] Prologue_서울의 건축 지층을 살펴보며
다음 이야기에서는, 소수건축사사무소의 시선을 따라가 봅니다.
2025. 09. 19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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