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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아키] Prologue_서울의 건축 지층을 살펴보며


2025년 7월 28일, 서울성:다층도시(seoul-Ness : Multi-Layered City)를 주제로 한 ‘2025서울시 건축상’ 공모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서울성:다층도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문화 그리고 도시의 양상에 적응하고자 하는 서울의 모습 그리고 과거의 레이어를 잃지 않고 정교히 쌓은 시간의 축적들을 나타내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비욘드 아키에서는, 서울이 만들어 낸 도시 축적의 단면을 바라보고자 한다. 서울의 미래 건축을 정교히 풀어낸 네 개의 수상작품을 다뤘다. 미래의 오피스 프로토타입을 제안하는 AI메가플로어 서울, 앞으로의 저층주거 양식에 물음표를 던지는 그리드 149, 과거와 현재의 교육 위에 미래를 위한 교육의 공간을 쌓아 올린 중동고등학교 원익관 그리고 새로운 미래의 코어 양상을 제안하는 코어해체시스템이 그 주인공 이다.

교육시설부터 직장인들의 삶과 함께하는 오피스 건물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다가구와 근린생활 시설까지. 우리의 삶 깊숙히 녹아있는 이 공간들은 저마다의 지금을 품으며 각자의 미래를 위해 태동하고 있다.

진행 : 박지성


세련된 디자인의 현대적 건물 외관, 다수의 창문과 리듀싱된 패턴으로 구성된 파사드. 건물 앞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고, 푸른 하늘이 배경에 펼쳐져 있다.
ⓒ Bae Jihun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산업 양상의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공간이다. 이곳은 인공지능 개발기업과 연구소를 위한 업무시설로, 건축가는 AI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공간에서 요구되는 가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와 같은 건축 유형을 제안했다.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가 현재의 업무시설과 다른 점을 꼽으라면, ‘공유 공간’이라 말 할 수 있다. 넓은 업무공간을 요구하는 기존의 건축물과는 달리 서울 AI 허브는 산업 분야의 협업과 융합을 고려하여 넓고 유연한 공간을 제안했다. 코어와 개별 업무공간은 북쪽과 동쪽으로 배치하고, 그 외의 나머지 공간 대부분을 공용공간으로 배치했다. 넓고 높은 공용공간이 그 결과물이다. 이곳에서는 기업 간의 협업이 이루어 지기도 하고, 각종 사업 결과물의 테스트를 시행하기도 한다.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는 개인과 개인을 넘어서 기업 간의 시너지를 만들고, 만났다 사라지고 또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며 때에 따라 다른 크기와 모양의 이벤트를 포용하는 곳이다.

서울의 현대적인 건축물로, 대각선 형태의 발코니와 넓은 창문이 있는 다가구 주택의 외관.
ⓒ 노경

우리의 삶에 가장 밀접한 공간을 고르라면, ‘집’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소수 건축사사무소가 제안한 그리드 149는, 개인의 관점을 넘어서 도시 풍경의 ‘공공재’로서 작동한다. 단지 ‘경제적 산물’로서만 존재했던 다가구 주택이 도시의 문화와 풍경을 만드는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드 149는 송파구 도심에 있는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 주택으로, 저층 주거와 고층 주거의 경계에 자리한다. 이 건축물은 입면에 격자무늬 파사드를 입혀 대지의 축에 따라 도로와 건물 사이 한 겹의 장막이 덧대어져 있는데, 이 장막은 기존 도로축과 동일하게 놓여 있고, 파사드 뒷면의 건축물은 새로운 축을 만들며 건물과 도로 사이 완충 지대를 만든다. 사이의 여백은 거주자에게는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발코니 공간과 서측의 강한 빛을 막아주는 양산으로 작동하며 개인 공간과 도시 사이에서 공공과 개인의 경계를 흐리는 역할을 한다. 파사드는 채워지고 비워지는 패턴을 통해 입면의 리듬을 만들고, 이 리듬은 포화한 서울의 도시 풍경을 변화시킨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중동고등학교 원익관의 외관, 유리와 벽돌 재료로 구성된 현대적인 건축물과 운동장 전경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
ⓒ 텍스쳐온텍스쳐

서울 강남구에 자리하는 중동고등학교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학교다. 긴 역사 위에 건축가는 긴 획을 하나 그었다. 그 획은 기존 체육관과 교사동 위에 얹어져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미래의 축으로 작동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비하여, 중동고등학교 원익관에는 학생들이 공부와 휴식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자율 학습실 등을 계획했다. 기존 건축물을 연결해, 학생들이 이동학습 시간에 더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운동장 가까이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그늘막을 만들어 주기도 하며 공간과 이용자의 순환을 돕는다. 또한 과거의 교사동과, 새롭게 지어진 체육관이 조화롭게 이어져 학교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레이어를 엮어주는 역할도 한다.

과거의 흐름을 존중하는 건축가의 태도는 재료와 구조의 선택에서도 이어진다. 기존 벽돌 마감재를 사용했던 입면의 특징을 살려, 벽돌 타일을 내부까지 끌고 와 자연스럽게 흐름을 연결했다. 또한 건물 하부를 무주 공간으로 계획하여 운동장-필로티-중정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런 건축가의 계획과 시도는 건물을 사용하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이자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호흡이다.

코어해체시스템 (Core Deconstruction System)

서울 AI 허브 메가플로어 건물 외관, 주변 도시 풍경과 함께 보이는 모습
서울시 제공

2호선 지하철과 수 많은 카페 그리고 업무시설 사이, 장방형의 건축물이 들어섰다. 성수동에 즐비한 수 많은 업무시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기존 코어의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어해체 시스템은 기존 정형화된 코어의 모양에서 벗어나, 업무시설에 쇼핑몰 같은 코어의 모양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이 건물에는 Thisisneverthat 브랜드의 업무 공간과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인데, 브랜드의 이미지에 걸맞게 자연스럽고 다양한 동선과 공간이 만들어졌다. 기존 업무시설에서 많이 사용되는 중심형, 편심형 코어에서 벗어나, 건물 가운데에 양쪽으로 수직 이동이 가능한 계단을 두었다. 그리고 계단 주변으로 화장실을 배치하고, 건물 긴 축의 가장 끝부분에 엘리베이터를 두었다. 이러한 배치 덕분에 이동을 위해 버려지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형태가 되었다.

코어해체시스템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코어 형태 그리고 이를 통한 새로운 업무 공간의 모양을 선보인다. 계속해서 이동하고 소통하며 넘나드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업무시설 그리고 어쩌면 서울에서 가장 필요한 끊임없는 소통과 확장을 보여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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