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아키텐이 선사하는 ‘놂: 건축 입장권’

“건축, 그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놀고 완성해가는 것.”

아키텐 32기 전시《놂: 건축 입장권》은 건축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현장에서 에디터들은 아이들이 작품 속을 뛰어다니고, 시민들이 작품을 만지며 공간의 변화를 즐기는 모습들을 포착하였다.
건축이 전시물에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문화적 놀이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특집에서는《놂: 건축 입장권》전시 아키텐 멤버들의 인터뷰를 담아, 건축이 놀이가 될 때 생기는 가능성을 전하고자 한다.

진행: 김도아, 박지성

A circular outdoor installation featuring the word 'ARCHITEN' on a white platform with an A-frame design, set on green grass.

아키텐
아키텐은 2009년 설립된 대학생 건축연합동아리로,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자’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학교 설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직접 실현해 왔다. 매 기수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 스스로 기획·운영하며, 스터디·답사·프로젝트 등을 통해 건축과 삶에 대한 담론을 사회와 나누고 있다.

《놂: 건축 입장권》전시에 대해
아키텐 32기 프로젝트 《놂: 건축 입장권》은 “건축 문화 만들기”를 목표로 기획 된 야외 전시이다. 건축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지만, 그 의미가 많은 이들에게 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건축을 대중문화처럼 향유하며, 함께 더 나은 공간을 만들어가는 공통의 감각과 사고를 제안하고자 했다.

전시는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지나가며 참여할 수 있도록 야외에서 진행되었고 특히 어린 시절 처음 가졌던 공간인 놀이터의 주체성을 차용해 ‘건축 놀이터’를 제안했다. 모두에게 열린 장소에서 “건축은 놀이가 될 수 있을까요?”, “건축으로 어떻게 놀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관람객들이 몸으로 직접 답하며 건축의 가능성을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기획되었다.


A playful installation titled '입문' at an outdoor exhibition, featuring a door and a silver cylindrical structure on the ground, surrounded by a green space.

Interviewee
채정한 / 경희대학교 / 건축학과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본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입문은 건축 놀이터에 본격적으로 입장하기 전, 건축 놀이의 본질이 무엇이며 우리가 건축 놀이를 왜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담은 작품입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어린 관람객들이 커다란 손잡이를 당기며 공간의 변화를 즐기던 모습, 바닥에 누운 문의 작은 손잡이까지 당겨보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건축을 놀이처럼 즐겨주어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되었다고 느꼈습니다.
  •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의 커다란 손잡이가 거의 무너진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침마다 보수를 해왔던 터라 아쉽기도 했지만, 그만큼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작품을 경험하며 건축과 맞닿았다는 증거이기도 해 감사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건축이 항상 우리와 상호 작용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이 크게 느껴졌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건축의 상을 미리 엿볼 수 있었습니다.
A geometric installation featuring red strings and transparent spheres, set in an outdoor space with buildings and trees in the background.

Interviewee
이수현 / 연세대학교 / 실내건축학과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메인 작품인 이탈권은 육면체 프레임 안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붉은 실을 채워, 일상이라는 무의식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이탈의 순간은 개인의 고립된 경험이 아닌, 타인과 연결되고 연대 되는 건축적 가능성으로 확장되는 작품입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이들이 작품을 정말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관람객들이 투명한 구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에 흥미롭게 바라보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작품을 하나의 놀이로 체험하고, 작품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조절하는 장면들을 통해 비로소 작품이 완결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건축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제안하고자 했던 전시 기획 의도처럼, 많은 시민들이 실제로 작품들을 직접 체험하고 머무르며 건축을 일상적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개념의 출발부터, 관람자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민까지 전시 준비를 거치며 함께 진행되어 온 내면의 물음들은 앞으로의 작업에서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A transparent installation made of white fabric draped over a geometric frame in a park, with children playing in the background.

Interviewee
김성욱 / 동국대학교 / 건축학전공
김세은 / 명지대학교 / 연극·영화전공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그네를 땅과 하늘, 고정과 이동 사이에 경계를 흐리게 하는 장치로 보고 관람자가 직접 움직임에 참여하여 경계를 생성하면서 허물기도 하는 것을 경험해, 단순히 건축에 경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속도로 체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의 안내에 따라 상하 움직임을 만들어냈다면 그 이후는 참여자가 직접 스스로에게 맞는 속도로 체험했습니다. 참여자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희가 만들고자 했던 새로운 건축 놀이를 사람들이 문제 없이 받아들여 잘 놀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뿌듯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머묾 속에서 우리는 공간을 이해하고 탐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을 발견합니다. 이번 전시는 사람을 탐구하고 이해해 가는 과정 속에서 다음 장을 열어가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An artistic installation featuring a white fabric draped over a wooden structure, with a netted ornament hanging below, set against a blue sky and green landscape.

Interviewee
이수아 / 고려대학교 / 건축사회환경공학부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기억저장소는 단순히 감상에 머무는 전시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개입하여 완성 시켜 나가는 살아 있는 공간을 뜻합니다. 기억이 물리적 형태로 축적되는 과정을 체험하며, 건축이 시간과 참여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정말 다양했다는 사실입니다. 친구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멕시코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분도 있었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구조물을 둘러보던 어린 남매도 있었습니다. 그들이 남긴 발걸음, 시선, 그리고 글귀들은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날의 기억으로 하나의 공간 안에 새겨졌습니다. 그 모습은 단순히 전시를 보는 장면을 넘어서, 서로의 기억이 만나면서 만들어낸 또 다른 풍경 같았습니다.
  •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준비하는 내내 저희끼리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이게 되네” 였습니다. 큰 도전이었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아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구조물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이 남긴 웃음과 글귀, 발걸음은 깊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 쌓아 올린 하나의 과정이자 경험이었고, 그 속에서 건축은 단순히 오래 남는 물질이 아니라 순간을 기록하고 간직하는 일기장 같은 존재라는 걸 배웠습니다.
색깔이 다양한 나무로 만들어진 구조물이 잔디밭에 세워져 있는 모습,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있고 화창한 날씨 속에서 전시 분위기가 느껴짐.

Interviewee
홍원표 / 명지대학교 / 전통건축전공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PLAYCE는 정글짐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입니다.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경험이 만들어진다‘라는 것을 전달하고자 비워진 공간과 채워진 공간을 교차시켜 이용자마다 다른 동선을 유도한 작품입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들이 파빌리온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는 작품이 감상의 대상이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시민들은 놀이 공간처럼 사용했습니다. 이용자들이 기둥 사이를 지나고 벽을 만지며 높이가 다른 바닥을 탐색하는 행동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 직접 공간을 체험하는 행위였고, 이는 ‘사람마다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다’라는 저희의 의도를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건축은 단순히 하나의 전시물이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완성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저희 팀에게 남겼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간은 설계자의 의도와 달리 사용자의 해석과 행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색상의 플라스틱 구조물이 잔디밭에 놓여 있는 장면. 배경에는 현대적인 건물의 유리 외관이 보인다.

Interviewee
홍석주 / 세종대학교 / 건축학과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미끄-장치‘는 미끄럼틀을 재구성하여 만든 작품입니다. 계단과 플랫폼, 미끄럼틀, 기둥, 지붕 등 다양한 공간 요소를 가지고 있는 미끄럼틀을 분해하고 재구성하여 이용자에게 작은 건축적 경험할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이 휴식 모듈에 앉아서 활동 모듈을 조합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시가 끝난 늦은 저녁 시간에도 시민들이 밤공기를 즐기며 휴식 모듈을 사용하고 계셔서 보람차기도 했고, 저희가 설계한 공간을 사람들이 밤낮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 전시가 끝난 후, 파빌리온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민들과 ‘내가 생각하는 건축’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저희가 목표로 삼았던 ‘건축의 대중문화화’가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저의 가치관을 건축에 담아 설계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하며 소통하고자 했던 시도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A person in a blue outfit leaning against a white installation with holes, peering inside, set in an outdoor plaza area with buildings in the background.

Interviewee
허윤 / 이화여대 /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 프로젝트를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저희 작품 Con-Figure는 시소를 모티브로 대립하는 건축적 요소 사이에서 자신만의 균형점을 찾는 건축 놀이 경험을 제안하는 작품입니다. 관람객은 저마다 다른 필터를 가진 구멍들을 통해 박스 안을 여러 각도로 들여다보며, 사이의 스펙트럼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 시민들이 작품을 사용하는 모습 중 인상 깊은 행동이나 포인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아이들만이 볼 수 있는 시야로 작품을 관람하는 꼬마 시민들의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를 찾고, 부모님을 불러와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균형’이라는 주제 아래 세대의 경계를 흐리고자 했던 의도 역시 실현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 전시가 끝난 후, 작품을 철거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나에게 남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유일하게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팀장으로서, 제작 과정에서 걱정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물리적인 형체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용자들이 메시지를 경험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의 힘과 매력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아키텐
Interviewee
이현진(부회장) / 고려대 / 건축학과

  • 이번 전시를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혹은 팀 차원에서 남은 생각이나 소감은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는 건축을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 여기는 시민들에게 건축을 쉽게 전달하려는 아키텐의 시도였습니다. 전시 현장에서 사람들이 작품을 즐기는 것을 보며, 건축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이번 전시가 앞으로의 학업이나 본인의 건축 활동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전시를 통해 학교 설계에서 벗어나 ‘건축’에 대한 순수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획한 작품이 실제 건축으로 작동하는 경험은, 앞으로 건축을 해나감에 있어 원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아키텐의 앞으로의 행보를 공유해 주세요.
    아키텐은 건축 놀이터를 통해 건축의 근원적인 재미를 탐구했습니다. 나아가 놀이터에서 재밌게 논 경험을 바탕으로, 아키텐만의 건축 세상을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아키텐 멤버들은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건축’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아키텐은 33번째 신입 기수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건축을 통해 삶과 사회를 탐구하고 싶은 대학생이라면, 이번 ‘놀이’에 합류해보는 건 어떨까요?

모집 마감: 9월 6일(토)
지원은 아키텐 공식 계정에서 확인!(https://www.instagram.com/architen10/)


Share the Post:

[곰터뷰] 닫힌 담장을 허물어 시민과 문화를 연결하는 ‘평촌 문화 플랫폼’, 업사이클센터 설치사업 설계공모

[곰터뷰] 한옥의 단아함 속에 담아낸 현대인을 위한 웰니스 공간, 남부권 관광개발사업 달관광스테이 건축설계공모

[곰터뷰] 효율적인 기능과 사람 중심의 가치를 담아내다, 거제우체국 건립공사 설계공모

[Beyond Archi] 바람이 깨우는 섬의 기억: The Seaside Pavilion

[곰터뷰] 사용자의 활기로 완성되는 능동적 커뮤니티, 마금산 커뮤니티센터 건립 설계공모

[Beyond Archi] 균사체로 지은 작은 파빌리온: Mycelial Hut

[곰터뷰] 일상에 스며든 숭고한 기록, 진동보훈문화관 건립사업 설계공모

[Beyond Archi] 아이들의 흔적을 품은 유치원: Fulnek Kindergarten

마실와이드_MasilWIDE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