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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 한국에서 만나는 건축을 향한 그의 도전들
역사와 발전 속 밀레니엄 힐튼 호텔: 공존을 위한 방향성을 제안하다
제이알: 크로니클스

역사와 발전 속 밀레니엄 힐튼 호텔: 공존을 위한 방향성을 제안하다

4월 12일 특별 좌담회에 참석한 패널 모습 © 류혜주

역사와 발전 속 밀레니엄 힐튼 호텔: 공존을 위한 방향성을 제안하다
Millennium Hilton Hotel in History and Development:
Propose the direction for coexistence

기사, 사진: 류혜주 기자

 

특별 좌담회 <건축가 김종성과의 만남: 힐튼호텔 철거와 보존 사이> 포스터

 

‘건축가 김종성과의 만남:
힐튼호텔 철거와 보존 사이’ 좌담회 4월 12일 개최

지난 40여 년 간 남산의 한 자락을 지키며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던 밀레니엄 힐튼 호텔.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한국의 현대건축사의 흐름을 연 1세대 건축가 김종성(서울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명예대표)이 설계하여 1983년에 완공한 건물이다. 중구 소월로에 위치하여 남산을 향해 열려 있는 형태와 입지적인 특성을 지닌다.

작년 12월 영업이 종료된 이후, 호텔 건물의 존속에 대한 관심은 건축계에 아직도 남아있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수많은 건축가와 서울 시민과 함께 다양한 기억과 시간을 누적해온 존재였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전문 디지털 미디어 ‘컬처램프(culturelamp.kr)’는 이러한 관심의 연장선상으로, 4월 12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특별 좌담회 ‘건축가 김종성과의 만남: 힐튼호텔 철거와 보존 사이’를 개최하고 국내 젊은 건축가들과 설계자 김종성 건축가가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내빈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천의영 회장(한국건축가협회)은 “198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자산인 힐튼 호텔을 철거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일지, 다른 방법은 어떻게 강구할 수 있는지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임형남 새건축사협의회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과거의 유산인 힐튼 호텔과 미래의 도시에 대해 의미 있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 전했다.

 

건축가와 시민, 개발사에게 힐튼 호텔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본격적인 좌담회는 힐튼 호텔의 설계자 김종성의 발표로 시작됐다. 김종성은 “호텔이 지어지던 시기의 건축 규제와 현재의 건축 규제가 다르다.”며 철거가 변화된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호텔을 매입한 이지스 자산운용의 입장에서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건물을 보존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인 손실을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재청과 행정당국의 협조가 필요할 것이며, 호텔의 인근에 신축되는 건물의 높이 제한의 완화, 허용 용적률 내 일부 객실 공간을 주거용도로 변경하도록 허가하는 등의 규제 완화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공간은 로비 공간은 옥과 브론즈, 녹대리석 등의 보기 드문 재료로 만들어진 섬세한 공간을 지닌 곳이다. 김종성 건축가는 힐튼 호텔에서 특히 이 공간을 보존했으면 하는 입장을 표했으며, 호텔 건물의 일부는 개발하고 일부는 보존하는 비파괴적인 방식으로 개발하는 대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밀레니엄 힐튼 호텔 로비 공간의 구조적인 보완을 통해, 시민들에게 열린 개방성을 주고 지리적인 특성과 지역 시민들의 요소 등 복합적인 요소를 유기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진행된 좌담회는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보존 방향과 미래지향적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좌담회는 홍재승(플랫/폼 건축사사무소 소장), 전이서 (주.전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대표), 지정우(EUS+ Architects 공동대표), 오호근 (디엠피건축 대표)의 4명의 건축가 참여했다. 각 패널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분석한 힐튼 호텔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한국의 현대 건축사에서의 가치와 현 시점에서 쟁점이 되는 현실적인 논제, 그리고 시민들이 바라는 가치에 대해 말했다.

 

1. 패널 지정우

호텔이라는 공간이 지닌 퍼블릭 스페이스로서 기능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 어린이회관이나 남산 도서관 등 1960-1970년대 서울에 지어졌던 오래된 건축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생명력을 얻은 사례를 생각해보면 좋겠죠. 밀레니엄 힐튼 호텔도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한 복합적인 개발을 통해 미래의 시민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잠재력을 염두에 두고 힐튼 호텔이 지어지던 당신에는 고려하지 못했던,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어떤 방식으로 제안할 수 있을까 고민해봐야 합니다.

2. 패널 전이서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1980년대 호텔이 지어지던 과정을 지켜보던 서울 시민에게는 상징성이 큰 건물이에요. 전쟁이 종결된 후 30년이 지난 시점의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대 건축의 시발점이자, 짧은 시간 동안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는 자긍심의 상징이죠. 이러한 가치와 더불어, 현대 사회에서의 호텔 건물은 단순히 사유재산의 공간을 넘어서 시민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 나고 있습니다. 후대의 서울 시민들이 1980년대의 서울을 느낄 수 있도록 보존과 개발을 절충하고, 남산에 위치한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3. 패널 홍재승

미래지향적인 건축을 한다는 것은 기존 건축에서 가치 있는 부분은 보존하며 새로운 가치는 창출해내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가치를 봐야 합니다. 호텔이 지어지던 당시의 규제와 현재의 건축 규제에서 이미 차이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개발사가 호텔을 철거 하고 신축 건물을 짓는다는 선택 대신 호텔 건물을 보존한다면, 그만한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항을 중요하게 여길 것 입니다. 건축가가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4. 패널 오호근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한국의 현대 건축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안내해주었던 선구자이자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건축도 미래지향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해야 할 때입니다.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흐름 속에 보존하고 유지해야 하는 가치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서울이 지니는 특색과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해, 밀레니엄 힐튼 호텔이 과거와 미래를 잇는 변화의 주역의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시민들이 지니고 있는 공감대와 추억,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현주소를 돌아보다

이날 좌담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보존에 동의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며 서울의 건축적인 문화 자산인 호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좌담회에 참석한 시민들 중 일부는 “밀레니엄 힐튼 호텔은 1970년대 당시, 건축 전공자들의 담론을 대변하는 건물이었다”며 “김종성 건축가가 선보인 건축은 한국에서의 현대 건축의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깊은 사례였다”고 전했다. 또한, “건축사 속에서 우리나라만의 건축으로 내세울 수 있는 사례를 생각해야 할 시기”이며, “보다 과감하게 건축의 보존의 가치를 내세울 때라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20세기를 지나며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속도는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서울이 세계적인 대도시로 발전함에 따라 많은 공간이 생겨났고, 시민들은 다양한 공간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공간과 건축의 가치는 변하기 마련이고 요구되는 공간의 역할 또한 궤를 달리한다. 오늘날 서울에서 역사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은 무었이고 그것을 보존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시점을 맞이했다. 밀레니엄 힐튼 호텔의 철거와 보존 사이를 논하며, 더 나은 공존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되었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월간 건축문화 2023년 5월호(504호)
“레코즈”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3년 5월호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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