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편안한 속옷의 기준’이라는 슬로건으로 언더웨어 브랜드 더잠을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원테이커 CEO다.
건축학과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가.
사실 10대에는 완전하지 못하지 않나. 그렇다 보니 좀 막연한 기대와 예술에 대한 동경으로 건축학과에 지원했다. 어릴 때 공간이 주는 힘을 느낀 적이 있다. 방의 벽지를 모두 뜯어 분해하고 바닥 타일도 직접 시공했었다. 사방이 막힌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겠다고 가구를 쌓거나 재배치해보기도 했었다. 건축은 아니지만 그런 ‘공간감’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건축학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주식회사 원테이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시작하게 되었는가.
건축을 공부하면서 건축이라는 학문보다 건축주의 취향을 파악하거나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그사람이 찾는 것을 제안하는 일이 더 흥미로웠다. ‘왜 이런 차를 타고 이런 핸드폰을 쓰는데 이런 공간을 선호할까?’라는 의문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본인도 모르고 있는 취향을 찾아주었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느꼈다. 그래서 건축처럼 큰 사이클의 산업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1:1로 취향을 반영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렇게 주식회사 원테이커의 첫 시작인, 1:1 주문제작 디자인숍 “마움스토어”다. (현재는 매각한 상태다.)


지금은 원테이커의 대표 산하 브랜드로 불리는 “더잠”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더잠”은 다양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은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전들이 특징으로 보인다.
평소 속옷을 해외 직구로만 구매하는 소비자였기에, 해외 브랜드처럼 넓고 다양한 사이즈와 디자인을 경험하고 싶지만, 동양인에게 잘 맞는 패턴이 설계된 속옷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다.
“마움스토어” 보다 더 넓은 마켓셰어를 가지고 더 많은 소비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두 번째 브랜드인 “더잠”을 창업했다. 가슴 건강을 위해 여자 속옷에는 인체공학적 설계가 필요하다. “더잠”은 이러한 부분을 공략해서 혁신적인 브랜드임을 보여주려고 한다.
원테이커에서 올 해 “브라연구소” 라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본인의 취향과 체형을 상세하게 입력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그에 잘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속옷 맞춤 서비스 기획전이다. 수년간 쌓아온 1:1 상담 데이터를 토대로 누구나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추천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더잠”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면 단순히 속옷 브랜드를 넘어, 여성들을 위한 브랜드를 창조하는 것 같은데.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아직은 대한민국에서 여성 인권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제품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회사로써 필요로 하는 곳에 존재하자는 회사의 비전에 맞게 기업의 사회적 소명을 다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레드카드 프로젝트가 있다. 한참 불법 촬영 카메라로 인한 범죄로 인해 크게 화두가 되었을 때 시작됐다. 레드카드는 핸드폰만 있으면 누구나 불법 촬영 카메라를 찾을 수 있는 간이 탐지 카드다. 우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레드카드를 배포했으며, 이는 구매이력이 있는 고객들 뿐만 아니라 여성 누구든지 받을 수 있었다. 이 작은 캠페인을 통해 많은 여성들의 힘이 될 수 있음에 뿌듯하기도 했다.
전공과 다른 일을 선택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는가.
전공을 결정하기에 10대는, 또 평생 직업을 결정하기에는 20대는 정말 어리다. 그래서 나이가 얼마든 나를 들여다보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인생의 1/3 이상을 보내는 직장으로의 발걸음이 불행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거침없이 추진해볼 수 있는 상황을 이용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20대는 족쇄 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가장 좋은 나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을 전공한 것이 현재 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그 생각하는 이유와 예시가 있다면 함께 듣고 싶다.
우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체력을 얻었다 (웃음). 밤샘이 두렵지 않은 무한한 체력을 탑재하여 사회에 나왔을 때, 물리적 시간 투자에 있어서는 크게 두려울 게 없었다. 그리고,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조직을 새롭게 배치할 때, 또는 매장을 오픈할 때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건축은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이기에 배웠던 모든 것은 지금 하는 사업에 자양분이 되었다. 사람이 모여 회사가 되고, 회사가 모여 사회가 되는 일련의 과정은 건축은 참 닮은 것이 많다. 건축을 배우면서 미리 경험해보고 고민했던 시간들이 현재의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장단기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원테이커는 want + (m)aker의 합성어로 원하는 것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필요로 하는 어느 곳이든지 존재할 수 있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체형에 맞는, 잘 만든(well-made) 속옷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 앞으로는 속옷에 대해 감추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더잠”이 그 기반이 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로는 죽기 전에 명예롭게 잘 살았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덕분에 근래는 어떤 것을 하려고 할 때 ‘이게 정말 죽기전에 명예롭게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인가’ 질문하게 되더라.
마지막으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혹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건축인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건축을 통해 배운 모든 것에는 불필요한 순간이 없었다. 건축을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여행하며, 건축물에 대해 쫑알거리는 작은 행복부터, 설계 뿐만 아니라 조도, 구조, 환경 많은 것들을 고려하기 위해 깊이 파고들던 시간들 모두 소중하다. 덕분에 무슨 일이든 흥미를 가지고 도전해볼 수 있었다.
건축은 정말이지 매력적인 학문이다. 건축 일을 하더라도, 또는 건축이 아닌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에 끊임없이 고민해보고 탐구해보길 바란다.
<원테이커>
웹사이트 : www.wantaker.com
더잠 : thezam.co.kr
인터뷰 진행: 고현경 기자 / 자료제공: 원테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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