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붉은 벽돌로 지어진 물결 형태의 더블유-미션 본사설계자인 베트 본트치오 린 아르히테크츠(Behet Bondzio Lin Architekten)를 만나보았다. 오래된 창고와 붉은 벽돌 건물들 사이에서 그들이 읽어낸 도시의 직관과 생동감 그리고 건축으로 풀어낸 해석은 인상 깊다. 공간과 재료, 사람에 대한 태도를 통해 성수동 이라는 장소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성수동 한복판에서 바라본 성수동의 배경이 되는 ‘더블유-미션 본사’ ⓒ YuChen Chao
성수동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성수동은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장소에요. 단조로운 서울의 다른 상업 지역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어요. 성수동은 비워진 창고와 공장을 배경으로 상상력과 생동감이 가득하여, 개방적이고 인간적이며 꾸밈없는 모습을 매력으로 발산하는 공간이라고 생각되었죠.
“성수동의 건축물은 외관이 노출된 상태로 이야기를 전하지 않는다.”
성수동의 풍경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오래된 벽돌 창고와 공장에서 이 점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이러한 건물들은 일반적으로 용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없어서 열린 마음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많은 부분에서 닫혀 있지만, 성수동에서 생겨나는 건물들은 공간이나 시간의 중요성을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물결치는 입면, 성수의 풍경이 되다]
지상 1층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오픈 되어 있는 계단 홀 ⓒ YuChen Chao
‘더블유-미션 본사’를 계획할 때 건축주의 특별한 요청사항이 있었나요?
건축주는 ‘더블유-미션(W-Mission)’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건물을 원했을 뿐만 아니라, 영적 성소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더블유-미션 본사’는 공동체의 공유 가치를 보호하고자 했으며 저희는 그러한 사항들을 반영하여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게 되었어요.
더블유-미션의 지상 1층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고 들었어요. 업무 공간과는 별개로 시민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에 어떤 의도를 담으셨는지 궁금한데요.
1층부터 3층까지는 세 가지 커뮤니티를 고려하여 설계를 진행했어요. 이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섬유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 종교인 혹은 성수동을 방문하는 일반 대중들이 많아요. 이렇게 다양한 방문자들을 위해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교육적이면서도 오락적인 요소들을 넣은 장소로 구성했어요. 개방된 공간과 그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발코니, 보이드 공간에 배치된 나선형 계단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을 돕는 공간으로 설계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석재 드레이퍼리(Stone Drapery)’라는 흥미로운 기법을 사용하셨다고요. 이 기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석재 드레이퍼리는 조각 예술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개념을 차용한 기법이에요. 저희는 텍스타일협회 행정 빌딩(Neubau Verwaltungsgebäude Textilverband Münster) 프로젝트의 설계 과정에서 처음으로 연구를 시작했어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단단한 재료로 부드러움을 표현하는 것이네요.
석재 드레이퍼리 기법은 전통적인 벽돌 조적 시스템으로 물결처럼 움직이는 듯한 곡선을 표현하는 데 적합하죠. 저희는 석재 드레이퍼리 기법을 활용하여 ‘더블유-미션 본사’의 입면에서 전체적으로 곡선을 사용하고, 물리적인 성채 표현을 의도했어요.
“석재를 통해 재현한 드레이퍼리는 매혹적인 패러독스를 보여준다.”
입면의 벽돌을 쌓아 올리는 시공 현장 ⓒ YuChen Chao
건축 시공 과정에서 시간이 꽤 걸렸을 것 같아요.
벽돌 건축은 서울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적인 건축 양식이에요. ‘커튼 월’ 시스템을 통해 곡선을 구성하는 골조를 현장에서 타설하여 콘크리트 벽을 우선적으로 작업한 뒤 벽돌을 부착하는 양식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물결치는 외벽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셨나요?
저희는 디지털 계산 도구를 사용하여 간단한 알고리즘으로 고안하여 설계에서 의도한 물결치는 형태를 구현할 수 있도록 계산했어요. 그로 인해 곡선 벽은 전체 벽돌 520층에서 24층마다 새로운 벽돌을 추가하며 만들 수 있게 되었죠.
시공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더블유-미션 본사’는 재료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로 미적인 목적을 추구하기보다는 제작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그리고 한국 전통의 장인 정신 기술로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건축 작업과 설계 과정에서 생긴 모든 오류는 설계 과정 속 미학의 일부가 되었죠.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예측 불가능했지만, 건물 전면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보람이었어요.
-Profile-
Behet Bondzio Lin Architekten 베트 본트치오 린 아르히테크츠
유한 마이클 린(Yu Han Michael Lin), MA, BAK, BDA는 하버드 GSD를 졸업한 독일-타이완 출신의 건축가이다. 그는 2003년 피터 윌슨과 5년간 근무한 후, behet bondzio lin architects (BBL)를 설립했다. BBL은 독일 뮌스터와 라이프치히, 대만 타이페이와 타이중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다문화적 건축 사무소로, 현재 독일어권 30,000개의 건축 사무소 중 상위 10위에 랭크되고 있다.
조병수 건축연구소는 약 20~30명으로 구성된 회사로 1994년 한국 서울에서 설립되어 단순한 구조와 자연에 대한 강한 존중에 초점을 맞춘 설계-시공 사무실로 시작했다. 설계 팀은 석공, 제품 디자이너, 목공, 엔지니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여러 제작 전문가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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