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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잡다] 현대예술의 실험성을 표현하는 아티스트_이경화


다양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이경화_뉴미디어 아티스트

워낙 방황을 많이 했다(웃음). 학교도 많이 다녔고 전공도 패션, 시각디자인, 그리고 건축을 공부했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을 종합한 일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 미술대학 장식미술과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잠시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다 미국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 패션디자인으로 유학했다. 그리고 프랫,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아트, 예일대학에서 그래픽을 공부하고 마지막으로 하버드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졸업 후 건축설계 일을 하면서 대기업을 상대로 도시개발프로젝트 문화예술 컨설팅을 했다. 그리고 가끔씩 전시를 하다 아티스트가 되어버렸다. 현대예술의 실험성을 펼쳐 나가는 설치 퍼포먼스 & 뉴미디어 전시를 한다.
전 한국미술이론학회 국제이사, 서울시 문화예술 자문, 미국 로스앤젤레스 Kyunghwa Lee Studio와 FNA Design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선후관계가 언제나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전공을 공부한 후 건축설계를 전공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워낙 모든 것에 궁금한 게 많았고 세계와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 원리를 다루는 철학에 관심이 있었다.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디자인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갈망이 자연스럽게 나를 건축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아주 좋아하는 나로서는 서점에 가 미술 디자인 섹션에서 책에 넋이 나가 빠져 들어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저절로 건축디자인 섹션에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사람으로서 건축을 공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건축이란 예술, 과학, 기술, 철학, 인문학적 요인을 다 담은 공부라 내게는 매력 그 자체였다.

Plasticity: Architectural Bodies
2017, Art Basel Conversation and Salon, Hong Kong
플라스티시티: 건축적 바디


뉴미디어 아트라는 분야는 조금 생소한 듯하다. 간략히 설명해달라.

사람들이 나를 뉴미디어 아티스트라고 하더라(웃음). 나는 나 스스로를 어떠한 고정된 형식을 취하는 사람이고 싶지 않아 잘 모르겠다. 뉴미디어 아트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고전적으로 사용하던 회화나 조각 등의 정적인 매체가 아닌 새로운 매체를 사용한다는 점에 방점을 두는 경우로 본다. 주로 디지털미디어, 컴퓨터를 활용하고 퍼포먼스, 설치 등의 방식을 이용해 다양성과 혼종성, 작가와 관객의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말 그대로 뉴미디어, 큰 틀에서 보면 새로운 매체가 나올 때마다 형식이 바뀌는 장르로서 계속되는 변화를 지켜볼 수 있는 장르로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앞으로는 AI나 뉴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작품들이 활발하게 나올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얼마 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발 빠르게 요즘 유행하는 3D 프린팅을 썼군”이라고. 그때 사람들이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적지 않게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건축에 있어서 3D 프린팅은 제법 그 역사가 오래된 것이다. 내가 건축학교를 다니던 2000년도 이전에도 있었으니 유행을 따른다기에는 너무 오래된 테크놀로지이다. 단지, 현대의 것과 20년 전 이 기술의 차이점은 개인이 소장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되고 상용화되었다는 부분이다. 내가 3D 프린팅이라는 매체를 쓰게 된 이유는 2015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였던 “멜리어블 바디”에 잘 표현되어 있다. ‘건축적 바디’가 작품의 개념이었으니 당연히 건축모형을 제작하는 3D 프린팅을 쓴 것뿐이다. 예술에 있어서 건축도 마찬가지고 재료나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는 그에 합당하는 정확한 이유가 있어서다.

현시대에 ‘미디어’는 너무도 중요한 개념이라 많은 예술가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형식들을 쓰게 되는 것이다. 나는 미디어 철학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레 매체를 뉴테크놀로지와 관련해 쓰게 되어 어느 날부터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불리게 된 것 같다. 앞으로 무슨 아티스트로 살아갈지는 내가 뭘 공부하고 고민 하느냐에 달려있다.

지금까지 해온 작업들이 무척 궁금하다.

패션과 건축을 공부했는데, 이를 전공한 이유 역시 나의 철학적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나’란 무엇인가의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원래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삶의 근간인 의식주에서 시작하였는데, 의와 주를 포커스해서 작업을 해왔다. 식, 생산의 개념으로서의 음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일상에서 늘 생각 중이다. 조만간 작품에 적용해볼 생각이다.

건축 대학원시절 2000년에 뉴욕 첼시에 위치한 The Kitchen 더 키친에서 건축전을 했었다. 이름이 ‘The Kitchen 더 키친’인 이곳은 부엌이 아니고 요리를 하 듯 생산의 개념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알고 있다. 융복합 예술을 실험하고 전시와 공연을 하는 공간이었는데 뉴욕의 아방가르드 작가들이 그야말로 미친 실험을 하던, 요즘 말로 하면 대안공간 같은 곳이다. 백남준, 비토 어콘시, 존 케이지, 메리디드 몽크, 빌비올라 등의 예술인들이 설치미술, 현대무용, 비디오 아트 등을 선보이고 고민한 곳이었다. 그 공간을 분석하고 공부해서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그 과정과 결과물을 전시한 경우이다. 나에게 있어서 지금의 작업을 하기까지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융합작업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었는데, 패션과 건축을 결합하여 예술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1년도에는 전통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갤러리 인에서 내 결혼식을 설치퍼포먼스 아트의 형식으로 했다. 경복궁 바로 옆 북한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미술갤러리를 선택해 동양사상을 토대로 우리의 전통결혼식의 형식과 뜻을 분석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었는데 빨강 베일을 아주 길게(약 50m)하여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상징하고 왜곡된 오늘날의 우리 결혼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이었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Slavoj zizek)이 2013년에 지젝바디유 아트앤철학 이벤트 참가를 위해 내한했을 때 이 작품을 ‘금기’라는 오프닝 퍼포먼스로 다시 하였다. 그리고 컨테이너를 조합하여 지은 쿤스트할레라는 문화복합 공간에서 건물 외부에 맵핑 프로젝션하는 작업을 하나 더 했었는데, 실패한 현실사회주의가 아니라 보편적 이념으로서의 공산주의를 사유한다는 세계적 철학자라는 이름을 내건 슬라보예 지젝에 대한 우리나라 학자들의 맹신이 재밌어 프로젝션을 ‘어번 파사드’라는 형식으로 표현했다. 건물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행사를 비디오로 찍어 약간의 시간 차를 좀 둔 후, 건물 외부에 그림자 형식으로 프로젝션하여 세계적 권력을 납작하게 만들어 모든 관객들의 그림자와 동급으로 만들어버린 작품이었다.

또, 한 해 전에 했던 퍼포먼스 전시 비디오를 건물 외부에 같이 프로젝션했었다. 건축적으로 파놉티콘(Panopticon)의 개념과 17세기 유럽 왕족과 귀족의 권력의 상징이었던 러프라는 거대한 옷깃을 결합한 작품이었다. 전시 당시 공간 내에 설치물을 두었고 레이스 커튼을 치고 조명만으로 그림자를 보여주는 그림자 패션쇼 형식의 설치퍼포먼스 작품이었다. 여왕을 상징하는 과장된 의상을 건축적으로 와이어로 제작하여 무용수에게 입히고 현대무용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퍼모먼스가 진행되어가면서 여왕의 의상이 점점 해체되면서 사회적으로 팽배한 망막중심주의의 권력이 해체되는 내용의 작품이었다. 2014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였던 Malleable body 전시에 대해선 다음에서 좀 더 설명하겠다.

2년 전(2017년) 미국 백인 철학자 남녀 3명이 바디 오브제 작품을 착용하여 예술작품으로서의 토론자가 되고 내 작품에 대해 토론을 한 퍼포먼스 전시도 있었다. 아트바젤 홍콩 패널과 동시에 진행했던 텔레프레장스 형식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저녁시간과 홍콩 낮시간에 동시에 작품 이미지와 내용을 연결하는 형태였다.
작년에는 과거 양혜규, 박찬경 작가가 전시했던 레드캣(LA 월트 디즈니 홀에 위치해 있다)에서 이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했던 멜리어블 바디작품을 좀 더 발전시켜 선보였다.

Malleable Bodies: Flusser, Plasticity, and the Corset
2018, REDCAT, Los Angeles
멜리어블 바디: 플루서, 플라스티시티, 그리고 코르셋


지난 해에 ‘멜리어블 바디(Malleable Bodeies): 플루서, 플라스틱시티, 그리고 코르셋’을 주제로 한 전시가 인상적이다. 사회적 이슈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이라든지 VR, AI와 관련된 4차 산업과도 연계해서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다. 컴퓨터나 모바일 폰을 통해 가상현실을 일상에서 손쉽게 접하는 이 시대에 집착에 가까운 외모지상주의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던 중 이 작품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처음 관심을 갖고 비슷한 전시들을 하기 시작한 건 2012년도부터였다.
2년 전에 있었던 UCLA대학 철학과 주최 강연 및 토론회에서 “탈신체화 철학: 포스트 휴머니즘 미학”이라는 주제로 그 내용을 이야기했었다. 과학기술이 더욱 발달함에 따라 가상현실과 그와 관련된 테크놀로지가 바꿔 놓을 우리의 삶과 인식에 대해 근래의 석학들도 많은 우려를 한다. 그래서 나의 입장은 포스트 휴머니즘의 몇 가지 방향 중 대립된 경계의 문제를 좀 더 유연하게 바라보도록 포커스를 둔다. 기존 휴머니즘이 갖고 있었던 문제점들에 대한 반대입장이 페미니즘 진영에서 극대화되는 사회적 현상들을 요즘 볼 수 있다. 이것을 오직 성차별의 문제로만 둘 것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관련된 이슈와 그 이상의 의미로 바라보자는 입장이다. 인간 신체를 기존 사고체계 안에서 보아온 고정된 존재가 아닌 변화가능, 열린 존재로 보는 내 작품은 좀 더 예술적 입장에 맞닿아 있다.

작년에 로스앤젤레스 월트 디즈니 홀에 위치한 레드캣에서 선보인 멜리어블 바디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어떤 몸을 입을까?” 이런 고민을 우리가 머지않은 미래에 하게 될 것이란 생각으로 이상적 몸을 갈구하는 현대인의 보편적 욕망을
‘코르셋’으로 상정하여 이 작품 전체를 풀어냈다. 현실과 가상현실(VR)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3D 프린팅 기술’, 이 기술이 매체적 입장에서 인간의 신체와 의식을 변화시킬 수단으로서 어떻게 생각될 수 있는지에 대해 예술써 펼쳐 나갔다. 이것은 예술과 관련해 존재론과 인식론에 대한 중요한 이슈들이다. 과거의 여성들이 코르셋을 입어 날씬한 몸을 만들었 듯 현대인에게 주어진 몸은 가상현실 속에서 우리의 상상에 맞게 조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건축물을 만들어내 듯 인체를 설계해낸다. 마치 건축설계 도면처럼 정확한 수치로 입력된 인체 데이터를 코드로 전환, 디자인한 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모형을 시뮬레이션하고 또 그 형상을 프린트할 수 있게 되었다.

이상화된 디지털 인체에 매료된 현대인들은 역사상 어느 때 와도 다르게 상상 속에서 그려낸 우리의 인체를 예술 재료와도 같이 조형적으로 기획하고 생산 그리고 재생산해낸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예술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 나의 작업은 예술적 상상력 그 자체를 새로운 형태로 포착,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예술가의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로서의 플라톤적 관념적 재현이 아닌 것을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내 작업의 결과물은 삽화적 도해나 그림 또는 이미지가 아니다. 유연한(Malleable) 기술적 매체를 이용해 즉각적인 물질로 드러낸 새로운 현실을 말한다.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예술가의 생각 그 자체에 피와 살을 붙이는 것이다. 과거의 기술은 유화로부터 옵스큐라 카메라 그리고 포토그라피까지, 예술가로 하여금 세계를 더욱 잘 재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은 예술가의 상상력 그 자체를 재료로 세상의 재현이 아닌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한다.


건축을 전공했던 것이 현재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하버드에서 수학할 때 영향을 많이 받은 교수님들이 있었다. 하나는 린다폴락이라는 교수님 수업으로, 뉴욕 첼시에 있는 ‘The Kitchen’이라는 복합예술공간을 리노베이션 하는 스튜디오 수업이었다. 이때 뉴욕 첼시에 위치한 모든 문화예술 관련 공간들과 현상들을 건축물에 녹여내는 작업을 했었다. 또 하나는 헤르조그 앤 드뫼롱의 ‘아오야마 프라다 도쿄Aoyama Prada Tokyo’프로젝트였다. 패션 브랜드로 유명한 이 프라다 건물은 패션, 아트 퍼포먼스적 요소, 테크놀로지를 포커스한 건축물이다. 건물이 지어진 후 도쿄에 실제로 지어져 있는 건물에 들어가 내가 디자인한 부분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참 가슴이 벅찼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학교 프로젝트를 할 때도 언제나 예술, 그리고 건축과 패션의 융합에 관심이 많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있었던 멜리어블 바디작품은 전체적으로는 기획력을 요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설계를 공부한 덕에 설치공간 구성의 설계는 어렵지 않았고 입구의 블랙박스와 내부의 스크린에는 건축적인 설치와 퍼포먼스에 예술적 연극적 요소들이 들어가니 무대디자인으로도 볼 수 있는데, 천정 및 벽 바닥 전시장 입구 등에 여러 종류의 카메라와 프로젝터 그리고 키넥트라는 테크놀로지를 사용했다. 공연의 형식도 있다보니 조명디자인도 한다. 조명도 여러가지가 형태나 색상 인터렉티브 정도 빛을 발하는 형식 등이 다양해서 작품에 잘 부합하는 세심한 방법론을 생각해야 했다. 건축설계를 할 때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험과 공간의 의미를 생각하듯, 이 작품의 경우 현대무용이 들어가는 부분과 관객과의 인터렉티브한 상황에서 경험과 의미를 생각하고 한다. 무용수 인체 위에 입고 나오는 오브제 형식의 패션은 관객과 퍼포머의 몸을 3D 스캐너로 스캔해서, 수치로 환산된 데이터로 건축적 프로세스와 동일한 방식으로 도면으로 그 형상을 그려낸다. 그리고 3D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이 데이터를 현대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의 형상으로 재구성한 후 건축모형을 제작하는 방식 그대로 프린트해낸다. 영상적 요소로 프로젝션에 쓰이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은 스캔한 인체 데이터를 3D 프로그램 내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보내 만들어낸다. 사운드와 음악 작곡 역시 건축제작 형식과 다르지 않다. 건축물을 디자인할 때 생각하듯 재료에 대한 고민을 음악의 경우로 환원해서 풀어낸다.

건축적 사고는 모든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분석적이며 동시에 창의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래서 이런 식의 사고와 과정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면 사람들이 내 작업은 참으로 독특하다고 한다.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

2017년 아트바젤에서 ‘대화의 살롱 Conversation & Salon’이라는 대담 패널리스트로 나갔었는데 그때 3D 프린팅 테크놀로지로 내가 나 자신의 신체를 스스로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인체의 연장선으로서의 작업에 대해 설명을 했었다. 일본의 백남준이라 불리는 도쿄 미대 교수 마사키 후지하타는 GPS시스템, 사운드, 인터넷 작업에 대해 프랑스 뉴미디어 아티스트 모리스 베나윤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곳에 대한 미디어의 관음증적 시선에 대해, 인터넷을 본인의 갤러리로 상정한 베이징의 린 커와 웹사이트와 포스트 인터넷 아트 작업을 하는 패트라 코트라이트Petra Cortright 과 함께 미래의 테크놀로지와 뉴 미디어아트에 대해 토론했었다.

그 이후에 미국 UCLA 철학과에서 포스트 휴먼 강연을 했다. 강연 때 UCLA 철학과 교수의 몸을 직접 스캔해서 그가 머릿속에 그리는 이상적 몸을 컴퓨터를 통해 작업한 후 3D 프린팅으로 투명하게 프린트해서 입혔었다. 몸보다는 정신이 중요한 철학자의 몸이기 때문에 투명하게 표현했었다. 가상현실과 미래의 예술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토론으로 학생들의 뜨거운 강연이 되었다.

작년에 LA ART SHOW의 이이남 작가와 대담에서 이 작가님의 작품을 이론가의 입장에서 설명했는데 해외에 많이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문화예술을 좀 더 세계에 적극적 알리는 많은 장이 열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준비 중인 새로운 작업이나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는지 궁금하다.너무 많아서.. 지속적으로 패션도 음식도 건축적 사고로 생각해온지라 음식과의 접목에 관심이 많다. 오래 전부터 언젠가 음식과 연결해 새로운 작품을 해보겠다 생각을 했고 현재 준비단계에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몇 년 전에 서울대의 7개 학과 학생들이 듣는 융합특강 시리즈에서 특강을 한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요리방식의 한 분야인 분자미식을 예로 보여주며 예술로 결합시키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었다.


마지막으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혹은 다양한 형태로 건축을 하는 건축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달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건축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건물만 짓는 공학적 건축으로만 바라보지 말라고 하고 싶다. 영미, 유럽의 경우, 건축을 전공하고 다른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분석적 사고와 예술적 감성 때문이다. 공간의 사용성과 사회적 맥락 그리고 미학적 관계를 생각하는 게 건축의 근본이라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고 어느 분야보다 창의적일 수 있으며 분석적 능력과 기획력을 활용해 무슨 일이든 뛰어나게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건축을 전공했다고 하면 정말 멋지게들 본다. 오죽하면 미국 유명 코미디 쇼에서는 어릴 때 꿈이 뭐였냐고 물으면 꼭 건축가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나는 이런 멋진 공부를 한 것만으로도 너무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진행: 최지희 기자 / 사진제공: 이경화

::이 인터뷰는 월간 건축문화 2019년 5월호(456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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