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윤규 개인전, 인간산수]
<인간산수>는 장윤규가 스스럼없이 건축가라는 이름을 벗어 던지고 회화 작업을 내보이는 첫 개인전이다.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체험하고 습득한 인간의 실존과 자연에 대해, 내밀한 사유를 통해 섬세하게 구성하고 조합하여 회화로 재현한다. 관찰자 혹은 전지적 시점에서 대상을 바라보며 소재로 삼은 것이 아니라, 장윤규 스스로가 참여자이자 동시에 작업의 대상으로서, 흡사 자화상을 그리는 작의를 담은 듯 작업의 일부로 들어가 있는 태도를 취한다. 몸을 바짝 기울여 면밀히 들여다보면 어디인가 쪼그려 숨어있는 그를 찾아낼 수 있다.
장윤규 작업은 마치 자신을 닮은 듯한 사람의 형상을 그리고, 그 이미지를 무수히 반복하고 확장하는 일련의 시리즈다. 장윤규는 대담하게 인간의 형을 추상화하고 간소화한다. 옷도 걸치지 않은 이 군상들은, 그리하여 그의 화면 안에서 나란하고 동등하게 후퇴되어 있다. 나아가려 버둥대나 그조차 무상하다. 그의 인간 그림들에서 나타나는 장윤규의 시선은 동정에 가깝다. 욕망하고 좌절하는 인간과 인간성에 대해 연민, 혹은 자조하고 있지만 결코 애상이나 슬픔에 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만의 애정과 위트를 듬뿍 담고 있다. 붓으로 그려냈으나 카툰 캐릭터 같기도 하고 유쾌하고 팝하다. 발 디딜 곳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인간들에게서 어딘가 움직이려는 동세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어디를 향하는 것인가? 푸코가 인생은 최종적으로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데서 가치를 지닌다고 말한 것 같이 장윤규의 인간군상이 어떤 결론으로 향해갈지는 알 수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다만 인간들은 보듬고, 곁눈질하고, 배척하고, 껴안고, 들고, 누르고, 우러러보고, 만지고, 손 내밀고, 업힌다. 체계와 방향을 띠지 않고 부유하는 인산인해에서 장윤규는 특정한 서사를 내세우지 않는다.
전시기간: 2024년 5월 1일(수) ~ 5월 26일(일)(*오프닝 행사 : 5월 1일 오후 3시 / 리셉션 오후 5시)
행사진행: 5월 7일(화) 17:00 – 건축 특강 및 작가와의 대화
행사진행: 5월 15일(수) 14:00 – 작은 음악회(2시) 헨델의 파사칼리아, 첼로 이길재, 바이올린 감지윤
전시장소: 토포하우스(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6)
문 의: 02-734-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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