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의 소개를 해달라.
-Creative Convergence Studio Remedia에서 기술과 새로운 미디어를 창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모토는 미디어 아트 테크놀로지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고, 특히 예술과 접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일에 집중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로 순수예술계에 미디어와의 융합 작업에서 예산문제나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을 찾는 것 등으로 인해 테크놀로지를 도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 기술적인 이해를 갖고 예술에 접목하는 일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미디어에서는 음악을 제외하고 영상 제작 프로듀싱 디자인 즉, 영상 프로세스에 들어가는 편집, 합성 등의 작업들을 모두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lab이라 하여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예술 관련한 다큐멘터리는 작년부터 만들기 시작하여 <커브드 뷰티> 라는 작품이 발표되었다. 인류의 역사에 함께 한 곡선의 역사에 대해서 인문학적이고 예술적으로 재해석 한 다큐멘터리였다. 이어서 <댄스 언톨드 스토리(Dance Untold Story)>가 올해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리미디어의 객원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석준 작가와 함께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조각, 미디어, 비디오 아트, 공연 작업을 계속 같이 하고 있다. <시크릿 뮤지엄(Secret Museum)>(2013)을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발표한 <프란체스카(Francisca)>, 뉴미디어 춤 음악이 결합된 공연 <레플리카(Replica)>제작을 했었다.
리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상업영상이 베이스이지만 새로운 기술과 결합된 영상을 제작하고, 그 중에서도 예술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주로 하는 회사이다.
현재 리미디어를 운영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왔나?
-광고를 오래 해오면서 해외쪽 일을 많이 했다. 리미디어는 2005년부터 시작하면서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대응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장르를 넓혀갔다. 인터랙션(Interaction), TV-CM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 제작과 웹 전시 등을 진행하였고 2009년부터 예술과 오리지널 컨텐츠에 관심을 갖고 전시, 공연,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광고감독 중에서는 디자인, 영상학과 출신들이 많지만 나는 사회학과 출신이다.
광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막연히 영상 관련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실무는 대학 3학년 때부터 매주 졸업할 때까지 약 2년 간 방송국에서 <mbc 퀴즈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FD로 일을 했다. 처음에는 방송국 취직을 생각했었지만 졸업하던 당시 광고회사가 인기였고 그렇게 광고를 시작하게 됐다. 다행히 적성에 맞았고, 나는 그 중에서도 광고 연출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무용을 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현재 리미디어에 객원 작가로 나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하석준작가는 당시 예술계와 밀접한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서울대 최우정교수와 차진엽 무용가와 친분을 갖고 있었다. 이 멤버들이 진행하게 된 공연이 <프란체스카>이다. 이때 나는 무용공연 제작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하석준 작가와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무용계에 친분과 관심이 가기 시작해 공연 이후 다른 무용 공연관람도 하고, 무용가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미디어아트공연<레플리카>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게 됐다. <프란체스카>는 내가 영상에 참여한 경우라면 <레플리카>는 적극적으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작업한 형태였다.
춤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춤을 소재로 한 공연 활동으로는 <레플리카> 이후로 없었다. 올해 다시 해 볼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 사이 <댄스 언톨드 스토리> 다큐멘터리를 제작이 이뤄진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작년 2015년에 <커브드 뷰티> 이후로 제작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왜 하필 춤인가?
-다큐멘터리는 미래부와 삼성전자 펀딩을 받은 프로젝트로 제작된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들지만 협의에 의해서 소재를 정하게 되었고, 춤은 가시적으로 화려하고 시각적으로 극대화시킬 수 있는 소재이기에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댄스 언톨드 스토리>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춤의 겉모습과 달리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었다.
촬영이 LA에서 진행되었다. 국내가 아닌 해외를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글로벌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그리고 순수 무용보다 대중 무용에 초점을 맞췄는데 대중 무용의 중심지가 LA였다. LA는 스트릿 댄스(Street Dance)의 시발점이되는 지역이자 댄서의 꿈을 성장시키기 위해 전세계의 댄서들이 집합하는 곳이었다. 때문에 제작을 처음부터 LA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댄스 언톨드 스토리>는 어떤 다큐멘터리인가?
–본 영상은 댄스비디오를 제작하기 위해 개최한 오디션으로 댄서들이 스튜디오에 집합할 때부터 영상이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캐스퍼 스마트(Casper Smart)가 안무와 예술감독의 역할을 맡았다. 기획의 초기 단계에서는 안무가로 캐스퍼를 포함해 두 명의 안무가를 더 초빙하여 세 가지의 개성이 담긴 댄스비디오를 만들려 했지만 진행하는 과정에서 캐스퍼가 일임하기로 결정되었다. 캐스퍼는 스트릿 댄서 출신으로 스트릿 댄스비디오 두 편을 연출했다.
국내 젊은 안무가들이 댄스필름 시도를 많이 한다. 무대가 아닌 새로운 공간과 야외에서 댄서의 움직임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댄스필름을 위한 페스티벌, 상영장소제공 및 소규모회사들이 있기에 무용과 영상이 지속적으로 순환할 수 있는 구조가 잡혀 있으나 국내는 그렇지 않다. 더욱이 공연으로 발표된 작품을 영화 기법을 사용하고 로케이션 촬영을 하는 등의 과정에서 영상과 무용 간에 협업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각자의 제작방식과 장르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않을 경우 작업의 동기나 연결고리가 부재하게 된다. 그러나 이 영상이 그 과정을 보여준다니 기대가 된다. 움직임을 담는 영상작가나 댄스필름을 시도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댄스비디오 출연 오디션에 몇 명이 지원을 했나?
-각 분야별로 약 500명 씩 왔다. 캐스퍼 스마트가 댄스 에이전시에 홍보를 많이 하기도 했고 그의 인지도도 있긴 했지만 예상보다 꽤 많은 인원이 모였다.
다큐멘터리의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네 편의 완성된 댄스필름이 들어가 있고 각 필름들의 제작과정이 자세히 담겨 있다.
일이 진행되기까지 미국의 춤 분야 정보망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뤄졌나?
-리미디어가 국내외에도 국제적으로 일을 많이 하고 있어 해외 엔터테인먼트와 작업을 많이 한 이력이 있다. 3D 컨텐츠를 만들 때 삼성전자와 함께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 등 해외에서 외국 아티스트들과 콘서트를 하면서 네트워킹이 형성되었고 캐스퍼 또한 제니퍼 로페즈 공연 때 처음 만났다. 해외 엔터테이너들과의 작업이 있었기에 이번 작업이 가능했다.

무대에서 완성된 작품을 댄스필름으로 촬영할 경우 안무가와 영상감독은 어떻게 조율해야 하나?
-다큐멘터리에서 질문과 연관해 캐스퍼 스마트가 안무가의 입장에서 하는 고민이 잘 담겨 있다. 나는 안무가와 영상감독이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 정도 이야기를 나눠야 안무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이다. 안무가는 영상 안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명확해야 하고, 영상감독들은 안무가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영상감독은 영상 안에 들어가있는 무용가를 여러 각도의 장면으로 잡아낼 것이다.
카메라는 눈, 특별한 눈이다. 특별한 눈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때문에 서로의 과정과 수단이 다르다고 하여 다툼을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보고 잘 담아내면 된다. 서로가 이해를 하지 못하면 좋은 작품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눈은 춤을 바라볼 수 있지만 눈 자체가 춤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그러니 영상감독은 안무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명백한 것이다. 나는 순간의 예술인 춤이 영상에 담겨질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물론 현장에서 보는 춤이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나 또한 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나 공연 제작경험은 있지만 댄스필름을 제작하고픈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무용 공연장에서 받았던 인상처럼 무용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을 고민해 볼 것 같다. 재밌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작년 춤을 소재로 한 TV매체에서 여러 안무가들이 대중에게 노출되었고 무용을 대중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많이 했었다. 나아가 무용계에서는 순수무용과 대중무용간의 경계에 대한 고민도 많아졌다. 런던 무용전용소극장 The Place에서는 극장 TV채널을 만들었는데, 무용을 대중언어로 번역하여 애니메이션, 프리뷰 등의 형식으로 방영을 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서는 무용뿐만 아니라 한 장르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여 매체를 다양화하는 사례가 적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근본적인 문제긴 하다. 무용뿐만 아니라 순수, 클래식 예술 교육이 너무 없다. 교육 없이 예술의 수준을 끌어내려서 대중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옳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중의 수준 자체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초이자 중요한 스텝이라 생각하고 예술계에서도 그런 접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더라. 예술의 가치를 존중하고 대중의 흥미를 함께 유발시켜 공유될 수 있는 흐름이 생겨야 할 것이다. 무용에서는 기록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영상이 무용을 기록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단순 기록이 아닌 영상의 특성을 살려 함께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영상 연출 입장에서 갖고 있다.
관객이 극장으로 오기 전에 영상이 관객과 무용의 연결고리라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연에서도 기획이 새롭게 이뤄진다면 교육이 하지 못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본다. 다큐멘터리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이번 과정은 큰 프로덕션으로 미국에서 전부 촬영을 했으며 허리우드 시스템으로 촬영을 했다. 한국에서의 일반적인 과정과는 다른 여건에서 진행한 것이다. 과정을 얘기하자면, 한국에서 시놉시스를 만들고 캐스퍼 스마트를 섭외하여 다큐멘터리의 취지를 공유했다. 그가 세 명의 다른 안무가를 섭외했으며 에이전시 통해서 작품에 참여할 댄서 공개 오디션을 개최했다. 스트릿 댄스(Street Dance), 컨템퍼러리 댄스(Contemporary Dance), 아트영상에 들어갈 캐스팅이 있었으며 선정된 댄서들은 3~4일 간 안무를 맞췄다. 로케이션으로는 스트릿 댄스는 길거리, 창고, 터널, 아트영상은 들판, 바닷가, 모래사장, 어반 댄스(Urban Dance)는 스튜디오에 무대를 셋팅해 진행했다. 각 단계와 작품마다 컨셉을 잡기 위해 모든 스텝, 연출자, 안무가, 아트티렉터, 의상디자이너가 모여 상의했고, 현장에서 안무를 조정하고 여러 테이크를 거치면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댄서들과 안무가를 인터뷰하여 전체적인 다큐멘터리 영상물이 제작되었다.
3차원 공간에서 이뤄지는 무용을 2차원의 영상으로 가져올 때 무용에 어떻게 접근하나?
-카메라라는 시선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춤을 최대한 보고 그 중 최상으로 담을 수 있는 시선을 채택하는 것이다. 가까이에서 보는 것 혹은 멀리 떨어져서 전체를 봐야 하는 것 등 객석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다른 접근법들이 있을 수 있으니 카메라가 갖고 있는 고유한 시선의 기술로 춤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시선을 어떻게 디자인 할 수 있을 것인가로 접근한다. 카메라는 시선일 뿐이고 어떻게 춤을 맥시멈으로 끌어낼 수 있는가라는 포인트로 생각을 한다.

무용수들은 자신들이 춤을 출 때 느끼는 공감각들, 예를 들어 공중에서 머무는 시간, 몸으로 느끼고 기억하는 공감각이 있고 이를 비유된 다른 이미지로 기억하거나 표현할 때가 많다. 이러한 것들이 영상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카메라가 무용수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무용수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표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무용수가 움직이면서 경험하는 공간이나 상상하는 이미지를 인서트(insert)나 컷(cut)으로 적절히 넣는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야말로 댄서들과 함께 그러한 체험을 이야기하며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무용과의 협업할 계획 있는가?
-다큐멘터리 한 편을 더 만들고 있다. 스트릿 댄서에게 초점을 맞춰 약 80분 길이의 극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댄스 언톨드 스토리2>가 될 것 같은데 타이틀은 바뀔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댄서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또 하나의 이야기가 생성되어 후속으로 작품을 진행하게 되었다. <댄스 언톨드 스토리>가 대중에게 보여지는 측면의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에서는 스트릿 댄서들의 심도 있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리미디어의 영상은 tvcast.naver.com/remedia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양은혜기자 culture@masilwide.com